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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이슈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이건희 별세] '반도체 코리아' 글로벌 거인 이건희 삼성 회장 잠들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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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심근경색 이후 6년간 투병생활 '향년 78세'

삼성서울병원에 빈소 마련…"간소하게 가족장"

문 대통령 조화 보내…정재계 등 애도 이어져

아시아투데이

고 이건희 삼성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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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석만 기자 = 한국 경제를 이끌어 온 재계의 큰 별이 졌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5개월만이다.

부인인 홍라희 여사와 이재용 부회장 등 가족들은 전날 이 회장이 위중하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을 찾았으며 함께 고인의 임종을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장례식은 삼성서울병원에서 4일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오는 28일 예정이다. 장지는 부친인 이병철 회장과 모친 박두을 여사가 묻혀 있는 용인 선영으로 알려졌다. 유언장을 남겼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빈소에 조화를 보내 고인을 애도하고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통해 유족들에게 추모 메시지를 전달했다.

고인은 선친인 호암(湖巖) 이병철 삼성 창업주 별세 이후 1987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라 삼성그룹을 이끌었다. 1942년 1월 9일 대구에서 이병철 회장과 박두을 여사의 3남 5녀 중 일곱번째이자 막내아들로 태어난 이건희 회장은 경남 의령 친가로 보내져 할머니 손에서 자라다 1947년 상경해 학교를 다녔고 1953년 선진국을 배우라는 부친의 엄명으로 일본 유학을 떠났다.

일본 와세다대학 상학부와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1966년 서울대 응용미술과에 재학 중이던 홍라희 여사와 만나 이듬해 결혼했다. 1970년대 이 회장은 미국 실리콘밸리를 누비며 하이테크 산업 진출을 모색했고 1978년 삼성물산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삼성그룹 후계자로서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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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신경영 선언 당시 이건희 회장. /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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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취임 이후 이 회장은 삼성을 한국의 기업에서 글로벌 굴지의 기업으로 도약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 부회장의 과감한 결단과 진두지휘 아래 성장한 반도체와 휴대폰 사업은 삼성을 세계에 각인시킨 동시에 한국 경제의 수출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했다.

1974년 한국반도체를 사재로 인수하면서 반도체 사업의 발판을 마련한 이 회장은 취임 직후 1988년 삼성반도체통신을 삼성전자에 합병시키고 1992년에는 세계 최초로 64M D램 개발에 성공하는 등 삼성을 세계 반도체 시장의 강자로 일궈냈다.

이 회장은 취임 5년차였던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철저히 다 바꿔야 한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말로 유명한 신경영 선언을 내놨다. 이후 삼성전자는 품질경영, 디자인 경영 등으로 대도약을 했다는 평가다. 휴대전화 브랜드 ‘애니콜’ 출시 이듬해인 1995년 불량 휴대전화 15만대를 모아 불에 태운 ‘화형식’은 이 회장의 품질경영 철학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삼성은 이후 2006년 글로벌 TV시장에서 일본 소니를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고, 애플을 따라잡고 스마트폰시장 1위를 달성했다. 메모리 반도체를 포함해 20여개 품목의 글로벌 1위를 일궈냈다.

이 회장이 취임한 1987년 10조원 미만이던 삼성그룹의 매출은 2018년 386조원으로 39배, 시가총액은 1조원에서 396조원으로 396배 커졌다.

한국 경제계에 큰 족적을 남긴 이 회장의 별세 소식에 정·재계의 애도 물결이 이어졌다. 대한상공회의소·경총·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들은 일제히 논평을 내고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 회장은 파격의 혁신 경영을 통해 새로운 산업인 반도체와 모바일 등 첨단 분야에 도전함으로써 삼성을 글로벌 초우량 기업으로 키워냈다”고 밝혔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도 ‘당신은 영원한 일등이십니다’로 시작되는 추도사를 통해 “회장님께서 걸으셨던 길은 불굴의 개척정신으로 초일류기업을 넘어 초일류국가를 향한 쉼없는 여정이었다”며 추모했다.

삼성도 내부 시스템에 온라인 추모관을 마련해 임직원들이 온라인 추모관을 통해 이 회장을 기리고 있다. 이 회장의 위독 소식은 전날 밤늦게 고위 사장단 등 극히 일부에만 통지되고 대부분의 삼성 임직원들에게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 시작한 이후에 공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이날 이 회장의 별세소식을 알리며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장례는 간소하게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으며, 조문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한다”고 전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오후 5시쯤 두 자녀와 함께 빈소에 모습을 보였다. 고인의 조카이자 이 부회장의 사촌형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장례식장을 찾아 “국가경제에 큰 업적을 남기신 위대한 분이고, 큰 집안을 이끈 자랑스러운 작은 아버지”라고 추모했으며, 현대가의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정몽규 HDC 회장 등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장례식장에는 박병석 국회의장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세균 국무총리 등 정치권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이 보낸 조화행렬이 이어졌다.

유족으로는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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