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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팝인터뷰①]'브람스' 작가 "클래식 전공자로서 음악 관련자들에 누 끼치지 않을까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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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헤럴드POP=천윤혜기자]지난 20일 SBS 월화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극본 류보리, 연출 조영민)가 화제 속 종영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스물아홉 경계에 선 클래식 음악 학도들의 아슬아슬 흔들리는 꿈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드라마는 클래식 전공자들의 이야기를 밀도 있게 풀어나가며 많은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또한 주인공들의 멜로라인은 클래식 색채와 맞아떨어지며 순수함과 풋풋함이 가득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29살 청춘들의 꿈과 행복을 서정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화려하게 마무리됐다.

최근 헤럴드POP과 서면 인터뷰로 만난 류보리 작가는 "작품이 사랑받으니 물론 제 자신도 기뻤지만 덕분에 제작진과 배우분들이 현장에서 더 즐겁게 힘내서 일하실 수 있었던 점이 가장 기뻤다"며 드라마를 사랑해준 시청자들에게 고마운 인사를 전했다.

실제로 류보리 작가는 대학 시절 바이올린을 전공했고 경영학을 복수전공했다. 클래식 학도였던 만큼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더욱 현실성 있게 집필할 수 있었을 터. 이 때문이었을까. 클래식 음악 전공자들 사이에서 이 드라마는 유독 극찬을 받았고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아냈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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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류 작가는 실제로 클래식을 전공했기 때문에 드라마 집필에 어려운 지점도 있었던 지점이 있다고 털어놨다. "아무래도 전공을 했기 때문에 악기나 음악의 선곡 관련된 부분에서 자료조사나 고증이 용이했던 부분은 있었지만 어둡고 불편한 현실이 등장하다보니 혹시라도 관련되신 분들께 누를 끼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있었다. 우리 사회의 어디나 어둡고 불합리한 것들이 있고 많은 드라마가 그런 것들을 다루고 있지만, 제가 음악을 전공했기 때문에 드라마에 나오는 이야기가 혹시라도 제가 실제로 겪은 일로 비춰질까봐 조심스러웠다. 제 음대 시절을 즐겁고 행복한 기억으로 채워주신 선생님들, 친구들에게 누를 끼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음악 학도들의 이야기와 주인공들의 멜로 위주로 사건이 전개되다보니 다소 느린 전개로 이어지기도 했다. 일부는 이를 '슬로푸드' 같은 매력으로 표현하겠지만 빠른 전개에 익숙해진 일부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도 있는 게 사실이었다. 이런 부분에 대해 걱정은 따로 없었을까.

그는 이에 대해서는 "미묘한 감정을 켜켜히 쌓는 전개에 대해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반대로 이런 점이 개성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같이 작품을 준비한 감독님이나 제작사에서도 믿어주셨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며 "이 자리를 빌려 감독님과 제작사에 감사 말씀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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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로서 신경을 쓰지 않은 장면이 있을까 싶지만 그런 그에게도 유독 신경을 썼던 장면들은 있었을 듯 싶었다. 류 작가는 이런 질문이 나오자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부터 제 마음 속에 징검다리 돌을 놓듯이 단단히 새겨두었던 장면들이 세 신이 있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1회에서 송아가 예술의전당 스테이지 도어의 작은 창문을 통해 무대를 내다보는 신, 3회에서 서울시향 공연 직후 같은 장소에서 송아가 빈 무대와 무대 오케스트라 의자(서령대 공연에서 쫓겨나지 않았다면 자기가 앉아서 연주했을 맨 뒷자리)를 바라보지만 무대의 경계선을 차마 넘어가 보지 못하는 신, 16회 엔딩에서 송아가 같은 장소의 무대경계선을 넘어 밝은 빛을 향해 걸어나가는 신이다"라고 의미 있었던 신들을 하나하나씩 설명했다.

"이 세 신 외 작업 기간 내내 항상 마음 속에 품고 있던 장면이 하나 더 있다. 준영이 송아에게 피아노로 위로를 건네는 3회 엔딩이다. 음악과 현실 사이에서 상처받고 있는 두 사람의 관계가 큰 보폭으로 급진전이 이루어지는 장면이기도 하고, 송아에게 위로를 건네고 싶은 준영의 마음과 해당 신의 송아 내레이션을 통해 주인공들 뿐만 아니라 시청자분들께도 작은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

사진=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제공

([팝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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