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총수이자 삼성전자를 세계 최고의 제조업체로 키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사진)이 25일 오전 5시 별세했다. 향년 78세.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부인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차녀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히 숨을 거뒀다.
고인은 2014년 5월 10일 밤 급성 심근경색으로 인한 심장마비를 겪으며 건강이 급격히 악화돼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왔다. 1999년 11월 폐 림프암 수술을 받은 고인은 호흡기 건강이 안 좋아 겨울에는 미국과 일본의 따뜻하고 공기가 맑은 지역에 거주했다.
1942년 1월 9일 대구에서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태어난 고인은 1970년대 중반 그룹을 이끌어갈 후계자로 선택됐다. 이병철 창업주가 세상을 떠난 직후인 1987년 12월 삼성그룹 회장에 취임해 ‘삼성호’를 이끌어 왔다.
고인은 탁월한 미래 비전 제시를 바탕으로 삼성그룹을 한국 대표 기업을 넘어서, 글로벌 대표 기업으로 키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를 스마트폰, 반도체, TV 부문에서 세계 시장 1위인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정보기술(IT)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고인은 기업 경영 외에도 여러 방면에서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1996년 한국인 가운데 김운용 전 대한체육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선임됐다. 한국 스포츠와 IOC를 위해 꾸준히 활동했던 고인은 2011년 7월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유치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100명이 넘는 IOC 위원들을 모두 만나며 평창이 겨울올림픽을 개최할 때 가져올 효과를 설득력 있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례는 고인과 유가족 뜻에 따라 28일까지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삼성 측은 “조화와 조문은 정중히 사양한다”고 밝혔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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