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이달 초 법원에 제주항공을 상대로 주식매수 이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법무법인을 통해 본격적으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주식매수 이행 청구 소송 외에도 인수 무산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도 제주항공에 제기할 계획이다.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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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제주항공은 체불임금 포함 미지급금 1700억원이 쌓인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하며 인수 계약을 해지했다. 이스타항공이 미지급금 해소 등 선결 조건을 이행하지 못했고, 항공 업황 악화 등 불확실성이 컸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스타항공은 계약을 위반한 사항이 없기 때문에 제주항공이 계약대로 인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이 지난달에도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소장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스타항공이 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제주항공도 맞소송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의 소송 외에도 인천국제공항공사와도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인천공항 시설사용료를 2020년 2월부터 미납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연체액은 약 63억5900만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법원을 통해 이스타항공에 지급명령을 신청했지만, 이에 응하지 않아 정식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스타항공은 카드사와의 소송전에도 휘말려 있다. 항공권 결제 취소대금을 돌려받지 못한 카드사들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신한·삼성·KB국민·롯데·현대·하나·비씨카드 등 사실상 전업 카드사 모두가 법적 대응에 나섰다. 현재 카드 업계가 이스타항공 측으로부터 받지 못한 항공권 취소대금은 총 80억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별로 4억~20억원 수준이다.
이스타항공으로부터 항공권 환불금을 돌려받지 못한 고객 150여명도 개별 법적 대응에 나섰다. 지지부진한 카드사 환불 정책을 기다릴 수 없어 직접 대금을 돌려받겠다고 한다. 단체 소송 접수는 조만간 이뤄질 예정이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이 지난달 24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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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스타항공은 운항 재개를 위해 재매각에 사활을 걸겠다는 계획이다. 매각 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 흥국증권, 법무법인 율촌 등을 통해 새로운 인수자를 찾고 있는데, 현재 4곳 정도의 후보자들과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스타항공이 연달아 각종 소송전에 휘말린 것을 두고 재매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직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일 텐데, 여러 소송에 휘말리는 것은 자칫 매물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우영 기자(you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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