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옥중 입장문'을 통해 야권 인사에게도 로비를 벌였으며 현직 검사에게도 접대한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이 입장문에는 "지난해 7월 전관 출신 A 변호사를 통해 현직 검사 3명에게 1천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다"면서 "회식 참석 당시 추후 라임 수사팀에 합류할 검사들이라고 소개를 받았는데, 실제 1명은 수사팀에 참가했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김봉현 전 회장 변호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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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김봉현 폭로사건’으로 규정했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18일 페이스북에 “검찰총장과 전현직 고위 검사들, 사건 수사 검사, 국회의원과 유력 정치인 등 공수처 수사대상 대부분이 언급된 공작수사 의혹”이라면서 " 공수처 수사대상 1호로 김봉현 폭로사건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고 있다.
친문(親文)성향이 짙은 민주당 신동근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김봉현 전 회장의 자술편지 내용이 사실이라면 충격”이라면서 “검찰개혁이 추진되는 가운데서도 여전히 검찰이 바뀌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썼다. 이어 “국민의힘은 ‘권력비리게이트’라며 공세를 해왔지만, 오히려 ‘검찰-야당 커넥션에 의한 정치공작’으로 의심받기에 이르렀다”며 “조속한 공수처 설치로 철저히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도 논평에서 “야당 인사와 검사에 대한 로비 폭로설 등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자 침묵에 들어갔다”고 했다. 정권실세가 연루된 정황이 나오면서 그간 민주당은 수세적인 입장이었지만, ‘김봉현 옥중서신’을 계기로 공세로 전환한 모습이다.
김씨는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를 통해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고 법정증언했지만, 논란이 거세지자 옥중서신으로 로비의혹 화살을 검찰·야당에 돌렸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수원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 6월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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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야당은 특검도입을 재차 주장하면서 장외투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MBN에 출연해 “특검을 도입하려면 국회에서 의결해야 하는데, 저희는 103석밖에 안 되고 민주당은 저 (과반) 의석을 갖고 깔아뭉개려 한다”고 했다. 이어 “장외투쟁도 고려하고 있다”며 “원내에서 (특검법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안 되면 국민께 직접 호소하는 방법도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도 “라임사건의 주범(김봉현씨)이 언론사에 옥중편지를 보내고, 남부지검이 신속하게 입장을 밝히고, 추미애 법무장관이 기다렸다는 듯이 감찰을 지시하고, 민주당이 야당을 공격한다”며 “'잘 짜여진 시나리오' 냄새가 진동을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줄여서 ‘라스게이트’로 명명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은 라스 사건이 공수처가 빨리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라는데, 어이가 없다”며 “미꾸라지 몇 마리가 검찰의 물을 흐려 한 치 앞도 볼 수 없어 걱정이라면 특검이 답이다”라고 했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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