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버스 타고 서울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정확한 소재 조사중
박진성 시인 /연합뉴스 |
자신을 둘러싼 ‘가짜 미투’ 의혹 제기 이후 후유증을 호소해왔던 박진성(42) 시인이 14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올린 뒤 잠적했다. 박씨는 거짓 미투로 피해를 입고 그동안 왜곡된 내용을 바로잡고자 애써왔다. 경찰은 15일 오전 8시쯤 박씨의 휴대전화가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잠시 켜진 것을 확인하고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
대전 동부경찰서는 전날 “박 시인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했다”는 112 신고가 접수돼, 박 시인의 행적을 조사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은 박씨의 정확한 소재를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박씨가 전날인 14일 오후 대전 동구에 있는 부모 집을 나온 뒤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씨를 찾기 위해 대전경찰청을 비롯해 그의 연고가 있는 세종경찰청, 충북경찰청에서도 경찰관들이 동원됐다. 전날 밤 11시쯤 박씨의 휴대전화 위치가 경기도 안성(고속도로)으로 잠시 확인되면서 경기경찰청도 공조에 나섰다. 이후 15일 오전 8시쯤 박씨의 휴대전화가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잠시 켜진 것으로 확인돼 서울경찰도 박씨의 소재 파악에 나선 상태다.
박씨는 14일 밤 11시 40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매년 10월만 되면 정수리부터 장기를 관통해서 발바닥까지 온갖 통증이 저의 신체를 핥는 느낌, 정말 지겹고 고통스럽다. 아무에게도 해가 끼치지 않게 조용히 삶을 마감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어떤 의혹과 의심과 불신 만으로 한 사람이 20년 가까이 했던 일을 못하게 하는 풍토는 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2016년 10월 여성 습작생 성폭력 의혹을 받았으나 검찰 조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많은 비난에 시달려 왔던 박 시인은 지인들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을 토로하는 한편 잘못된 ‘미투’를 바로잡기 위해 정정보도 신청, 소송 등에 나서기도 했다. 거짓 미투 관련 보도를 한 언론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최근 승소 판결을 받기도 했다. 박씨는 2018년에도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올렸지만 이후 무사한 것이 확인된 적이 있다.
경찰과 가족, 지인들이 박 시인이 갈 만한 곳을 수소문하고 있지만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경찰은 대전 동구에서 부모와 함께 거주하던 박씨의 행적을 조사중이지만, 그의 휴대전화 전원이 꺼져 있어 구체적인 소재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어제 오후 부모님과 함께 살던 집에서 나간 뒤 연락이 없는 상태다. 부모는 별다른 말이 없어 그냥 외출한 것으로 알았다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박씨의 소재 파악을 위해 수도권 경찰과 공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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