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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라임·옵티머스 사태

文대통령 “성역 없다… 라임·옵티머스 수사, 靑은 적극 협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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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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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전직 참모 등 여권(與圈) 인사 연루 의혹이 제기된 라임·옵티머스 사건과 관련, “검찰의 엄정한 수사에 어느 것도 성역이 될 수 없다”며 “빠른 의혹 해소를 위해 청와대는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이 이번 사건에 대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강민석 대변인은 “청와대는 검찰이 라임 수사와 관련해 출입 기록 등을 요청하면 검토해 제출할 계획”이라며 “다만 검찰이 요청했다는 CCTV 영상 자료는 존속 기한이 지나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월 라임 사건과 관련해 이강세(58·구속 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가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청와대에서 만났는지 확인하기 위해 청와대에 출입 기록과 CCTV 영상을 요청했지만, 청와대는 공공기관정보공개법을 들어 거부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공공기관정보공개법이 비공개 대상 정보를 규정하고 있어 당시 (검찰이) 요청한 자료를 드리지 않았지만, 대통령이 지시를 했기 때문에 요청이 온다면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옵티머스 핵심 인물로 지목된 이모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에 대해선 “민정 업무에 대해 세세히 설명할 수 없다”고 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야당 등에서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여권 인사 연루 의혹에 대해 “증거가 있으면 공개해보라”, “정치 공세를 중단하고 떳떳하게 실명으로 주장하라”며 반발했다.

여론 악화, 野 공세에… 靑 “펀드수사 협조”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여권 인사 연루 의혹을 받는 라임·옵티머스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엄정한 수사에 어느 것도 성역이 될 수 없다”며 수사 협조를 지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찰 수사에 외압을 넣는다거나 협조하지 않는다는 논란을 조기 차단하겠다는 의지”라고 했다. 검찰이 수사해도 나올 것이 없다는 것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른바 ‘로비 문건’에 대해 “터무니없는 이야기가 돌아다닌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사건을 “야당의 정치 공세”라며 대응하는 것과 같은 흐름이다. 야당은 “이미 검찰 수사를 방해한 청와대와 여당이 특검을 피하겠다며 면피성 대응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로비 문건은 터무니없는 얘기" 외압 논란 등 조기 차단 나서

애초 청와대는 라임·옵티머스 사건에 “수사 중인 사안에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거리를 뒀다. 연루된 청와대 인사들이 현직이 아닌 전직인 데다, 청와대가 입장을 밝힐 경우 ‘수사 지침’ 논란을 자초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검찰이 지난 7월 라임 사건 핵심 인물(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의 청와대 출입 기록을 요청했는데도 청와대가 거부한 사실이 알려지며 여론이 악화할 조짐이 보이자 “검찰 수사에 협조하라”며 방향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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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사모펀드사기피해공동대책위원회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모펀드 국정감사철저, 특별법 제정' 등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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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라임 측의 로비 자금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강 전 수석은 “청와대에서 만난 적은 있지만 돈을 받은 적은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수사 협조 지시는 강 전 수석의 이런 해명 직후 나왔다. 강 전 수석이 이씨를 청와대에서 만났다는 것을 인정한 이상, 출입 기록 공개로는 수사 방향을 바꾸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공공 기관 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의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기 때문에 그때 당시에는 요청한 자료를 드리지 않았으나, 대통령이 지시했기 때문에 요청이 온다면 적극적으로 협조를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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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로비 의혹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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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서는 청와대가 라임 사건과 옵티머스 사건을 분리 대응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문제 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하는 라임 사건과 비교해, 청와대는 이모(36)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 등이 연루된 옵티머스 사건은 “수사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더욱 신중한 입장이다. 이 전 행정관은 사건 핵심 인물인 윤모(43·구속 기소) 변호사의 아내로, 작년 10월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들어갈 때도 본인 명의 옵티머스 지분 9.8%를 그대로 갖고 있었다. 그러다 작년 말쯤 이 주식을 차명 전환한 뒤 올 6월에야 그만뒀다. 청와대 ‘검증 부실’ 논란에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검증 문제 등은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며 “민정 업무에 대해 세세히 설명할 수 없다”고만 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옵티머스 구명 로비 문건’에 관해선 “터무니없는 얘기들이 돌아다닌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공식적으로 입장을 낼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옵티머스 사건엔 “지켜봐야”... 與도 “野, 증거 있으면 실명 대라”

더불어민주당은 이날도 야당에서 제기한 ‘여권 인사 연루설’과 특검 도입 요구에 대해 “증거가 있으면 공개해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야당의 고질적 정쟁 시도가 매우 유감스럽다”며 “법무부 장관이 엄정 수사 의지를 밝혔고, 검찰총장도 수사팀 증원을 요구한 만큼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해 투명하게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사건이 ‘권력형 게이트’로 번질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최인호 수석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은 이니셜 정치 공세와 숫자 놀음을 중단하고 떳떳하게 실명으로 주장하라”고 썼다.

반면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문 대통령 지시에 대해 “속속 드러나는 증거 속에서 특검만은 피하겠다는 면피성 정치적 수사는 아니길 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핵심 증거가 많이 사라졌고, 추미애 법무장관의 손에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폐지됐으며, 검찰 수사팀은 공중분해됐다”고 했다.

[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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