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이유 통지 안 하고 수용…법적 근거 없는 자의적 구금"
(도쿄 교도=연합뉴스) 일본 출입국 당국에 반복해서 구금당했던 데니즈(오른쪽) 씨가 5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10.6 |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 정부는 난민 인정을 신청한 외국인을 불법 체류자(미등록 체류자·무자격 체류자)로 간주해 장기간 반복해 구금하다 유엔으로부터 국제법 위반이라는 지적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6일 아사히(朝日)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유엔 인권이사회의 '자의적 구금에 관한 작업반'(이하 작업반)은 일본 정부로부터 불법 구금을 당했다는 외국인 2명의 호소에 따라 사실관계를 조사한 후 일본 정부의 대응이 국제 인권 규약 등에 위반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최근 일본 정부에 보냈다.
작업반은 의견서에서 해당 외국인이 이유나 기간을 통지받지 못한 채 10년 이상에 걸쳐 단속적(斷續的)으로 6개월∼3년 정도의 수용을 반복해 당했다며 이런 조치가 "법적 근거가 없는 자의적 수용"이라고 결론지었다.
도쿄출입국재류관리국(화면 하단) |
이어 일본의 출입국관리법이 수용 기간을 정하지 않고 있으며 수용의 필요성이나 합리성도 검토되지 않았다고 문제를 지적하고서 일본 정부가 법을 신속하게 개정하라고 권고했다.
이들 외국인을 지원하는 고마이 지에(駒井知會) 변호사는 "일본의 입국관리국 수용 제도가 명확하게 국제법 위반이라는 것을 지적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이 유엔의 권고대로 제도를 개선할지는 불투명하다.
현재 일본 정부와 정치권은 출입국관리법의 개정을 논의하고 있으나 수용 기간의 상한이나 수용 시 사법 심사를 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은 보류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아사히는 전했다.
외국인의 인권을 존중하도록 출입국 관리 행정을 개선하라고 일본 법무성 앞에서 항의하는 시민들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
일본에서 난민으로 신청한 터키 국적 남성 데니즈(41) 씨와 이란 국적 남성 헤이다 사파리 디만(51) 씨는 합계 4∼5년에 걸쳐 가석방과 재수용을 반복하는 입국관리국의 수용제도가 국제 인권법이 금지하는 '자의적 구금'에 해당한다며 작년 10월 작업반에 문제를 제기했다.
일본이 출입국 관리 과정에서 미등록 체류 외국인에게 부당한 대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에는 오사카 입국관리국(현 출입국재류관리국)에 수용된 터키인이 직원에게 물리력을 행사당해 팔이 부러지는 사건이 벌어졌으며 해당 터키인이 제기한 소송에서 일본 정부가 사죄하고 300만엔(약 3천300만원)을 지급하는 화해가 최근 성립됐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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