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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빅히트 청약에 엇갈린 개미 반응… "이번엔 포기" vs "1주라도 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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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마지막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 일반투자자 청약이 6일까지 진행된다. 공모주 광풍으로 ‘1억원을 넣어도 고작 1주 받는다’는 말도 나오지만 상당수 개인 투자자(개미)들은 ‘따상(공모가의 두 배로 시초가가 결정된 뒤 상한가를 기록하는 현상)’을 기대하며 공모주 대어를 잡기 위한 경쟁에 들어가 카카오게임즈가 이전에 세운 증거금 기록을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빅히트 청약 첫날인 5일의 통합 경쟁률은 89.6대 1이었다. 통합 증거금은 8조6242억원이 모집됐다. 빅히트는 이날 오전 10시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005940)(64만8182주 배정), 한국투자증권(55만5584주)과 공동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006800)(18만5195주), 인수회사인 키움증권(039490)(3만7039주) 등을 통해 일반 공모 청약을 개시했다.

보통 공모주 청약 첫날에는 투자자들이 경쟁률 추이를 지켜보고 청약 이튿날에 신청을 해 최종 청약 경쟁률은 첫날 경쟁률보다 4~5배 정도 높게 나온다. 앞서 공모주 청약 흥행몰이를 한 카카오게임즈는 일반 청약 첫날에 증거금 약 16조4000억원을 모집했으며 최종적으로 총 58조5542억원이 모여 증거금 최고 기록을 세웠다.

조선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모주 청약 첫날인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청약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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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까지 온대도 여전히 ‘공모주 대박 꿈’

빅히트 청약에는 이전에 SK바이오팜·카카오게임즈로 재미를 본 개미에 이어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까지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증거금 1억원을 넣어도 1주도 못 받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오지만 공모주 ‘대박’을 꿈꾸는 개미들은 이번에도 ‘빚투(빚내서 투자)’까지 주저않으며 빅히트 청약에 나서고 있다.

전체 일반투자자 배정 물량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이번 빅히트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 경쟁률이 1000대 1이라면 1억원을 증거금으로 낼 경우(청약 증거금률 50%, 2억원어치 청약 신청), 1~2주를 받을 수 있다. 같은 증거금을 냈을 때, 1500대 1이라면 0~1주, 1600대 1이 넘어간다면 한 주도 못 받게 된다. 만약 카카오게임즈와 비슷한 규모인 약 60조원에 달하는 증거금이 몰린다면 1억원을 넣으면 2~3주를 받게 되는 셈이다.

50대 직장인 이모씨는 "공모주 일반 청약 경쟁률이 높다면 어차피 그만큼 대출을 더 당겨서 넣으면 되는 일"이라면서 "빅히트 공모가가 SK바이오팜이나 카카오게임즈보다 높게 책정된 만큼 1주만 있어도 따상하면 수익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카카오게임즈에 1억원을 넣었는데 이번에는 한국투자증권에 3억원가량 넣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빅히트가 상장 당일 따상으로 기록할 수 있는 최고 주가는 35만1000원이다. 이 경우 1주를 받아도 21만6000원 수익이 난다.

반면 청약 포기를 선언하는 개미도 있다. 30대 직장인 서모씨는 "개미뿐만이 아니라 아미들까지 빅히트 주식을 소장하기 위해 공모주 청약에 뛰어들겠다고 하는데 경쟁률을 비집고 1주나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며 "대출 이자까지 내면서 넣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다른 30대 직장인 이모씨도 "카카오게임즈 때 6주 받았는데, 이번에 그만큼 받으려면 보험약관대출 등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을 해야 하더라"라며 "빚까지 내서 공모주 광풍에 뛰어들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기관 보호예수 1개월이 절반…주가 급등락 가능성"

빅히트 공모주 광풍에 투자자들이 주의할 점이 있다. 이번 빅히트 공모주는 기관투자자가 일정 기간 사놓은 주식을 팔지 않기로 하는 ‘의무보유확약(보호예수)’ 비율이 43.9%인 것에 그친다. 이는 역대급 청약자금이 몰렸던 SK바이오팜(81.2%), 카카오게임즈(58.6%)에 크게 모자라는 수준이다.

특히 기관투자 배정 물량 중 15일 확약 비중이 9.75%, 1개월 확약 비중은 절반에 달하는 49.41%를 기록하며 제일 많았다. 6개월 확약 비중은 22.2%, 3개월 확약 비중은 18.7% 뿐이었다. 6개월 확약 비중이 가장 컸던 SK바이오팜보다 기관투자자들이 빅히트 주식 장기 보유에 소극적이라는 뜻이다.

이는 곧 빅히트 공모주를 받은 기관 중 절반 넘게가 1개월 내 빅히트 주식을 팔아버릴 수 있다는 말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마다 산정하는 빅히트 적정 주가와 시가총액이 다른 것에 이어, 기관투자자의 6개월 확약 비중이 작기 때문에 상장 후 주가 급등락이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다비 기자(dab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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