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하게 보이려고?” 이런 말 던진 교사 감싼 女중학교에 경고

교육청 “단순 성희롱 아닌 인권침해 사안으로 판단”

경남도교육청. /연합뉴스

경남도교육청은 창원 한 여자중학교에서 발생한 ‘스쿨 미투’와 관련해 해당 학교에 책임을 물어 기관경고 조치했다고 5일 밝혔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해당 학교 학생들은 지난 8월 교사들의 성희롱과 폭언 등 인권침해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게시했다. 대자보엔 한 교사가 수업시간 학생들에게 ‘야하게 보이려고 교복을 그렇게 입었냐’ '는 등 성적 수치심을 주는 발언을 일삼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도교육청은 곧장 진상 조사에 들어갔다. 학생 전수조사를 통해 성희롱으로 판단된 교사 4명을 확인, 학교 측에 중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교육청의 징계 권고와는 달리 4명 중 1명에 대해서만 중징계 처분했다. 나머지 2명에겐 경징계, 1명에게 불문 경고 조치하는 것으로 그쳤다. 최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사 성희롱 사안에 대해 중징계하도록 관련법까지 개정된 상황에서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도교육청은 해당 학교 법인에 대해 관련 교사들에 대한 중징계 재심의를 요구한 상태다.

특히 이번 사건 조사 과정을 통해 확인한 학생에 대한 교사의 성희롱과 부적절한 발언 등을 '인권침해’로 보고, 학교에 기관경고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도교육청은 이와 함께 피해 학생 보호조치,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에 대한 이행계획 수립도 해당 학교에 권고한 상태다. 또 해당 학교장에게는 성희롱 및 인권침해 재발 방지를 위해 교원들에게 직무교육을 하고 특별 장학지도를 받도록 주문했다. 재발방지와 2차피해 예방이 목적이다.

도교육청의 이번 조치는 학생들이 오래전부터 문제 제기를 했음에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고, 교사의 언행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이뤄졌다.

박세권 경남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장은 “이번 조치를 계기로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학생에 대한 부적절한 지도 방법을 개선하고 학생·교사가 서로 존중하는 인권 친화적 학교 문화가 조성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성희롱으로 판단된 교사 4명에 대해 학교측에 중징계 의결 재심의 요구를 한 것과 관련해 해당 학교가 수용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 처분할 방침이다.

[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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