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25일 진행한 기관 투자자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1117.25대 1을 기록했다. 앞서 상장 흥행몰이에 성공한 카카오게임즈(1478.53대 1)보다 낮지만 SK바이오팜(835.66대 1)보다는 높았다. 개인 투자자의 경우 카카오게임즈 때와 비슷한 약 60조원의 청약 증거금이 몰릴 경우 1억원을 넣어도 2~3주 정도만 받게될 전망이다. 공모가 2만4000원이었던 카카오게임즈 일반 청약에는 일반 투자자 청약에서 58조원이 넘는 증거금이 몰려 경쟁률이 무려 1524.85대 1에 달했다.
빅히트 소속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 /빅히트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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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투자자 경쟁률 1000대 1 넘으면 1억원 넣어도 1~2주 받아
빅히트는 이번 공모를 통해 총 713만 주의 신주를 발행하는데, 이 중 일반 투자자 청약 배정물량은 전체의 20%인 142만6000주다.
산술적으로 이번 빅히트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 경쟁률이 1000대 1이라면 1억원을 증거금으로 낼 경우(청약 증거금률 50%, 2억원어치 청약 신청), 1~2주를 받을 수 있다. 같은 증거금을 냈을 때, 1500대 1이라면 0~1주, 1600대 1이 넘어간다면 한 주도 못 받게 된다. 경쟁률이 1481대 1일 때, 1억원을 내면 딱 1주를 받게 되는 셈이다.
특히 경쟁률이 1500대 1이라고 가정했을 때, 산술적으로는 0.98주로 계산된다. 각 증권사 마다 소수점을 계산해 공모주 물량을 배정하는 방식이 달라 0주 아니면 1주가 될 수 있다. 빅히트 청약 공동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5사6입’ 방식이다. 소수점 이하가 5면 버리고 6이면 취한다. 공동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소수점 이하 숫자가 큰 순서대로 하나씩 더 주는 방식을 사용한다. 소수점 이하를 가리고 먼저 주식을 배정한 다음에 남은 소수점이 큰 순서대로 1주씩 우선 배정하는 식이다.
빅히트 일반 청약 때 카카오게임즈와 비슷한 규모인 약 60조원의 증거금이 몰리면 경쟁률은 약 623대 1이 된다. 이 경우 1억원을 넣으면 2~3주를 받게 된다. 경쟁이 심해지면 배정받는 주식 수가 줄고, 반대의 경우 더 많은 주식을 받게 된다. 공모가가 2만4000원이었던 카카오게임즈는 경쟁이 1525대 1에 달해 1억원을 넣어도 5~6주만 받았다.
◇치열해진 경쟁에도 "고민보다 고(GO)"
빅히트 공모주 배정받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됐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따상(공모가 두 배로 시초가 형성 뒤 상한가)’만 해도 수익을 얻는 것"이라며 자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공모주를 청약했던 50대 직장인 이모씨는 "공모주 경쟁률이 높다면 어차피 그만큼 대출을 더 당겨서 넣으면 되는 것 아니냐"면서 "1주만 있어도 ‘따상’하면 SK바이오팜이나 카카오게임즈보다 수익이 더 난다. 이전보다 더 많은 증거금을 납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20대 직장인 안모씨도 "적금 붓는 것도 미루고 마이너스통장(대출)도 더 뚫을 계획"이라며 "올해 마지막 공모주 대어를 놓치기는 아깝다"라고 했다.
만약 빅히트가 다음 달 15일 상장 첫날 따상을 기록한다면, 시초가는 27만 원, 상장 당일 종가는 35만1000원이 된다. 1주만 받아도 하루만에 수익이 21만6000원이 난다.
실제 빅히트 일반 공모주 청약이 다가오면서 ‘머니 무브(money move)’가 본격화하고 있다.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증시 대기자금도 증가세를 나타내면서 일반 청약에 100조원이 몰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상품을 살 수 있는 증권계좌인 CMA 잔고는 지난 25일 기준으로 62조8000억원 수준이다. 이는 일주일 만에 1조원 이상 늘어난 것이다.
다만 카카오게임즈나 SK바이오팜과 같은 흥행몰이는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빅히트의 ‘최대 6개월까지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은 43.9%로, SK바이오팜(81.2%)와 카카오게임즈(58.6%)보다 낮은 편이다. 이렇게 되면 상장 직후 주가가 올랐을 때 기관 투자자들이 사들였던 빅히트 주식을 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설 수 있어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
이다비 기자(dab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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