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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이슈 [연재] 조선일보 '민학수의 All That Golf'

[민학수의 All That Golf] 자동차 디자이너에서 퍼터 디자이너로… “홀로 빨려들어갈때 가장 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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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 골퍼>박충열 크로스펏 대표

람보르기니와 퍼터 제작 협업하기로

조선일보

/크로스퍼트 제공 박충열 크로스펏 대표는 "자동차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3차원(3D) 조형"이라며 "사물을 볼 때 평면이 아닌 입체적 시각으로 분석하기 때문에 남들보다 제품에 대한 이해도와 상상력이 풍부한 편"이라고 했다. 사진은 미국 올랜도에서 열리는 PGA쇼에 참가했을 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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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골퍼들에게 골프를 즐기면서 가장 희열을 느끼는 순간이 언제냐고 물으면 대부분 호쾌한 장타를 날릴 때라고 답한다. 하지만 박충열 크로스펏 대표는 “그린에서 내가 상상한 대로 공이 굴러 홀에 쏙 빨려들어갈 때 짜릿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박 대표는 현대기아차에서 자동차 디자이너로 일하다 퍼터 제작자로 변신한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조만간 유명 스포츠카 브랜드인 람보르기니와도 협업할 예정이라고 한다. “주로 상용차 내외장 디자인을 했어요. 대표 모델이 대형 버스인 유니버스와 트럭인 엑시언트와 마이티죠. 승용차는 전 차종에 걸쳐 엔진룸 디자인을 맡았고요.”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친구들이 네모반듯한 태극기를 그릴 때 그는 바람에 나부끼는 입체적인 태극기를 그렸다. 학창시절에는 줄곧 미술학도를 꿈꿨다.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면서 자동차 디자인의 매력에 빠졌다. 4학년 때 현대자동차 디자인 연구소에 인턴으로 일하면서 자동차 디자이너의 길을 걸었다. 20여년 전에는 자동차 디자인 전문회사를 창업해 자신의 이름을 걸고 프로젝트를 진행할만큼 이름을 알렸다.

그런 그가 어떻게 해서 퍼터 디자이너로 변신했을까. “어느날 지인의 강권에 못 이겨 골프에 입문했어요. 근데 하면 할수록 빠져드는 묘한 매력이 있더라구요. 그러다 업인 디자인 재능을 살려 직접 퍼터까지 만들게 된 거예요.” 퍼터를 자르고 붙이는 등 수많은 시도를 하면서 터치감과 밸런스, 에이밍 등에 대해 연구했다. “자동차 디자인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3차원(3D) 조형이에요. 사물을 볼 때 평면이 아닌 입체적 시각으로 분석하기 때문에 남들보다 제품에 대한 이해도와 상상력이 풍부한 편이죠.”

그런 그는 어떤 퍼터를 만들었을까. “퍼팅에서 가장 중요한 게 자세더군요. 퍼터를 일단 목표 방향으로 정확하게 에이밍을 해야 해요. 그래서 저희 퍼터는 2개의 선을 이용해 정렬하는 ‘듀얼 얼라이먼트’ 구조를 하고 있어요.”

박 대표는 퍼터 제작에 일종의 사명감도 느낀다고 했다. “한국 남녀 골프의 수준은 이제 세계적이잖아요. 하지만 골프클럽 제작 분야는 아직 약해요. 제가 퍼터 개발에 도전할 수 있는 자극제가 아닐까 싶어요. 물론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퍼터를 제작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고요.”

[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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