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기 뺀 스릴러 '후기'로 돌아와
연재 한달 맞은 김용키 '관계의 종말'
좌우로 페이지 넘겨보는 방식 도입
힐링 작가 억수씨도 5년만에 컴백
K웹툰, 전세계서 月 6700만명 클릭
"글로벌 독자 겨냥한 작품 나와야"
"한국의 이토 준지가 되려고 하나 너무 무섭다." "스크롤 내리면서 사람 긴장하게 만드는 법을 잘 아는 사람. 이런 사람이 어떻게 십몇년 동안 개그만화만 한 거야.' 개그 웹툰의 대명사 '마음의 소리'를 지난 6월 30일, 무려 13년9개월만에 끝낸 1세대 웹툰 작가 조석이 신작 '후기'로 돌아왔다. 조석뿐만 아니다. 동명의 드라마로 만들어진 '쌉니다 천리마마트'의 김규삼 작가, '타인은 지옥이다'의 김용키 작가도 복귀했다. 이 시대 청춘을 위로해온 '호!(HO!)의 억수씨 작가는 무려 5년만의 귀환이다.
조석의 '후기' 억수씨의 '우리는 요정!' |
조석부터 김용키까지 인기 작가 귀환
조석 작가는 '마음의 소리' 마지막화에서 "은퇴가 아니니 제발 너무 절절하게 굿바이 좀 하지 마세요"라고 당부했다. "개그만화를 그리며, 웃기지 못하면 누군가를 화나게 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도 했다. 신작 '후기'는 전혀 웃기지 않다. 무료신문에 실린 연재소설에 살인사건 피해자로 자신의 이름이 등장한 후 이상한 사건에 휘말리는 홀로 사는 청춘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재민 웹툰 칼럼니스트는 "조석 작가는 웹툰이 점차 '병맛' 개그보다 서사 중심으로 재편된 뒤에도 '마음의 소리'를 꾸준히 연재하며 높은 인기를 유지했던 브랜드 가치가 높은 작가"라며 이번 신작에 기대감을 표했다. "'마음의 소리' 연재 중 함께 선보였던 SF물 '문유'나 '조의 영역'에서 이미 뛰어난 만화적 상상력과 미스터리한 연출력을 선보였다"며 "신작 '후기'를 통한 본격 스릴러 도전이 주목된다"고 부연했다.
지난해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의 원작자로 브라운관을 오싹하게 한 김용키 작가는 신작 '관계의 종말'을 지난달 말부터 연재중이다. '타인은 지옥이다'는 누적 조회수 9억뷰를 기록하며 2018년 12월 완결과 동시에 드라마화가 확정돼 화제가 됐었다. '타인은 지옥이다'가 지방에서 상경한 청년이 낯선 고시원에서 수상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기묘한 일을 다뤘다면, 이번 신작은 한 젊은 커플이 한적한 펜션에서 겪게 되는 일을 그린다. 아름다운 주변 풍경과 다르게 펜션 주인은 불쾌한 행동을 일삼고, 주인공의 과거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끔찍한 만남도 이어진다. 특히 이 작품은 스크롤바를 수직으로 내려 보는 방식이 아니라 수평 방식을 채택했다. 김민태 만화평론가는 "생활툰 등 가벼운 소재의 만화에 적용되던 방식을 스릴러 장르에 시도해 신선했다"며 "작품도 흥미롭지만 컷 연출도 훌륭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20~30대 청춘 이야기로 일명 '치유계 작가'로 통하던 억수씨는 무려 5년 만에 신작을 내놓았다. 1980년생인 작가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군대, 대학 졸업까지 인생 회고담에 가까웠던 데뷔작 '연옥님이 보고 계셔'부터 '2015 오늘의 우리만화'로 선정된 '호!'까지, 그는 꾸준히 우리시대 청춘을 위로해왔다. 신작 '우리는 요정!'은 평범한 인물들이 마주하는 녹록치 않은 일상에 귀여운 요정이 나타나게 된다는 판타지 요소가 가미된 옴니버스 웹툰. 100%로 사전 제작된 18부작 웹툰으로 미리보기를 통해 '정주행'이 가능하다.
동명의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쌉니다 천리마마트'의 김규삼 작가는 10일부터 '데드퀸'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신작은 2014년부터 연재한 '하이브'의 마지막 완결판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거대화된 곤충과 사투를 벌이는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김용키의 '관계의 종말' 김규삼의 '데드퀸' |
"글로벌시장 겨냥한 작품 고민할 때"
웹툰은 한류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글로벌 웹툰 시장을 개척해온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사업자들이 해외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면서 지난해 글로벌 거래액(수출)은 1조원을 돌파했다. 2019년 세계 100개국에서 1위 웹툰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네이버웹툰은 지난 2분기 글로벌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57%나 성장했다. 지난 8월 한 달 거래액은 무려 800억원에 이르렀고 글로벌 월간 순사용자는 6700만명을 넘어섰다.
김민태 만화평론가는 "웹툰은 지난 십수년간 국내 대중문화의 큰 축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앞으로 국내 성장세는 둔화되겠지만, 네이버웹툰이 미국을 전략적 거점으로 활용하며 아시아와 남미로 저변을 확대중이고, 카카오페이지도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고 있어 특히 대만 등 아시아시장에서 두 웹툰 플랫폼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뿐만 아니라 "웹툰 작가들은 이제 국내 독자만이 아니라 글로벌 독자를 겨냥한 작품을 고민할 때가 왔다"고 덧붙였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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