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무산 이후 재매각을 추진 중인 이스타항공이 최근 직원 605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하면서 사측과 조종사노조가 진실 공방에 나서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의 정리해고 통보 이후 노사는 무급 순환휴직 추진 철회를 놓고 서로 다른 주장을 내놓으며 맞서고 있다.
조종사노조가 연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이 노조의 무급 순환휴직 등의 제안을 검토하지 않고 정리해고를 단행했다고 비난한 반면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노조가 먼저 체당금 손해 등을 이유로 무급휴직에 반대해놓고 이제 와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박이삼 조종사노조 위원장은 “재고용 보장만 된다면 희망퇴직도 가능하다고 얘기한 정도”라고 재반박했다.
이처럼 진실 공방이 불거진 가운데 조종사노조가 경영진이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직원들을 선거인단 모집에 동원했다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폭로하면서 조종사노조와 사측의 갈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김유상 경영본부장은 2017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직원들을 불러 선거인단 모집 참여를 독려했다. 김 본부장은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측근이다. 지금은 퇴사한 한 직원은 “회사와 무관한 정치 관련 활동을 지시하는 것을 묵과하기 어려웠다”며 녹취록을 노조에 제보했다.
김 본부장은 “민주당원으로서 가까운 이들에게 선거운동을 한 것이 불법은 아니지 않느냐”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직원들에게 이상직 의원과 민주당 다른 의원에 대한 후원금 납부를 독려했다는 내용도 다시 거론하며 문제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상직 책임론’이 재부상하며 그동안 침묵하던 정치권도 이에 가세해 ‘이상직 때리기’에 나선 모습이다.
특히 이 의원 딸의 생활비와 아마추어 골프선수인 아들의 유학 생활 등이 회자하며 비난 여론이 확산하자 정부·여당도 일제히 선 긋기에 나섰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 국토교통위 전체회의에서 “이 의원이 책임 있는 조처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두 번에 걸쳐서 했다”고 설명했고,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창업주인 만큼 책임 있는 자세로 이 사태에 대처해야 한다”며 ‘결자해지’를 촉구했다.
앞서 국민의힘 ‘이상직-이스타 비리 의혹 진상규명특위’는 10일 이 의원을 횡령과 배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정의당은 논평에서 “기본적인 인간성조차 상실된 듯하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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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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