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억 이상직 의원 딸, 이스타 등기이사직 사임
노조, 지역구 찾아가 "진짜 오너가 책임져라" 촉구
이스타항공이 회사 매각을 추진하면서 605명을 정리해고한 가운데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이사가 이스타항공의 등기이사직에서도 물러났다. 이수지 대표이사는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딸이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수지 대표는 임시 주주총회를 앞둔 8일 등기이사직 사임서를 제출했다. 이스타항공은 이튿날인 오늘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등기이사에 김유상 경영본부장을 임명했다.
이 대표는 2018년부터 이스타항공 브랜드마케팅본부장으로 일했으며, 매년 1억원이 넘는 연봉을 수령했다. 또한 그는 이스타홀딩스의 대표로도 재직하며 연봉을 두 곳에서 받기도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되자 이스타항공의 경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 7월1일자로 이스타항공의 브랜드마케팅본부장직에서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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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창업주 일가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스타항공 노조는 9일 이상직 의원의 지역구인 전북 전주도청을 찾아 정리해고 철회와 정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이스타항공 노조는 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타항공은 위기를 극복하고 고용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눈곱만큼도 하지 않은 채 정리해고를 단행했다”며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진짜 오너’ 이상직 의원이 이번 사태를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리해고만은 막기 위해 지난 2월부터 받지 못한 체불 임금 일부를 포기하고 무급 순환휴직을 제한하는 등 회사의 고통을 분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며 “그러나 경영진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운항직 170여명을 포함해 605명을 지난 7일 정리해고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곧 회사로 돌아갈 것이라 믿고 배달이나 택배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버텨왔던 노동자들은 희망이 사라진 현재 자포자기한 심정 뿐”이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경영진은 회사가 위기라고 했지만 노사가 함께 극복하려는 노력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며 “그저 이상직 의원에게 매각대금을 챙겨주기 위해 이스타항공을 이윤을 남기는 기업으로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목표 뿐이었다”며 질타했다. 이스타항공 노조는 “창업주이자 진짜 오너인 이상직 의원이 노동자들의 고통 분담에 나서야 한다”며 “사재 출연 등을 통해 이번 사태를 책임져야 하고, 정부도 정리해고 중단과 일자리 문제 해결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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