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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매각 사실상 결렬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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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매각 사실상 결렬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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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재실사 요구 굽히지 않아…금호산업·채권단 최종 해지 통보할 듯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지난 10개월 여간 추진해온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이 사실상 수포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12주간의 재실사를 요구하는 입장을 지난 2일 이메일을 통해 산은에 전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지난해 12월 계약 당시와 상황이 크게 달라진 점을 고려해 다시 실사할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셈이다.

앞서 이동걸 산은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지난달 26일 아시아나 인수 조건을 조율하기 위해 최종 담판을 벌인 바 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코로나19 상황 등을 감안해 인수 가격 재조정 등을 포함해 현산의 인수 부담을 파격적으로 덜어주겠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영구채·전환사채를 자본으로 유지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조건을 다시 언급한 걸 두고 채권단은 ‘인수 의지가 없다’고 결론지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르면 이번주 중 현산과의 계약 당사자인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계약해지 통보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현산은 지난해 11월 12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이후 다음달 27일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구주) 6868만 8063주(지분율 30.77%)를 3228억 원에 매입하고,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할 2조 1772억 원 규모의 신주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하는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모빌리티 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항공수요가 급감한 데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올 상반기 말 기준 2291%까지 치솟으면서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가 약해졌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정부와 채권단 측과 상의를 거쳐 최종 해지 통보를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거래가 최종 무산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 체제로 넘어가고 정부는 아시아나항공에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지원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서는 올해 말까지 2조 원 안팎의 기안기금 투입을 예상하고 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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