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대통령 전언으로 수면적 비율 제한 규정 삭제된 적 없어…정정보도해야"
"'노 실장 사무실'·'지인 요청으로 사업 정리' 보도는 허위로 단정할 수 없어"
"'노 실장 사무실'·'지인 요청으로 사업 정리' 보도는 허위로 단정할 수 없어"
KBS 1TV '시사기획 창' 태양광 사업 |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여러 의혹의 배후에 청와대가 있는 것처럼 보도한 KBS를 상대로 대통령 비서실이 정정보도를 요구한 소송에서 청와대가 일부 승소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민사15부(강성수 부장판사)는 대통령 비서실이 KBS를 상대로 낸 정정보도 청구 소송에서 "7일 이내 방송하는 '시사기획 창' 프로그램의 도입부에 정정 및 반론보도를 제공하라"고 판단했다.
KBS 시사프로그램 '시사기획 창'은 지난해 6월 '태앙광 사업 복마전'이라는 제목의 방송을 통해 청와대가 태양광 사업 의혹의 중심에 있는 것처럼 보도했다.
당시 프로그램 내용 중에 청와대가 허위라며 정정을 요구한 부분은 3가지다.
먼저 "대통령이 (저수지 면적) 60%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곳을 보고 박수를 쳤다. (해당 부처 차관은) 30%도 (추가로) 없애버리자고 했다"는 최규성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의 발언 내용이다.
규정에서는 '태양광 설치는 저수지 만수(滿水) 면적의 10% 이내'로만 규정하고 있는데, 대통령이 태양광 설치한 곳을 보고 좋아한 뒤 해당 규정이 해제됐다는 식으로 방송한 것이다.
프로그램은 내레이션을 통해서도 "당초 환경 등을 고려한 면적은 10% 이하였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좋아했다는 전언에 어이없는 결정이 내려집니다"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점유면적제한 조항이 삭제된 지 7개월 이상의 시간이 지난 뒤에 대통령이 방문했기 때문에 대통령 방문과 점유면적제한 조항의 삭제 간에는 아무런 인과관계를 찾아볼 수 없다"며 이 내용은 허위라고 봐야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수면적 60% 비율의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곳을 보고 박수를 친 사실이 없고 대통령의 전언으로 수면적 비율 제한 규정이 삭제된 사실이 없다"는 내용의 정정보도를 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허위라고 주장한 다른 2가지 부문에 대해서는 재판부는 '허위라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먼저 또 최 전 사장이 한 사무실로 가는 장면을 보여주며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쓰던 사무실"이라고 보도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 비서실은 "노 실장과 전혀 관련이 없는 곳"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해당 사무실은 국민정치연구회, 민주평화국민연대, 민주연대라는 정치단체가 사용한 곳"이라며 "노 실장은 이들 단체의 임원으로 활동해 해당 사무실을 사용한 적이 있었음을 추론할 수 있어 허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최 전 사장이 간접적으로 협동조합에 있는 지인들의 요청을 받고 한국전력공사의 학교 옥상 태양광 사업을 정리했다는 식으로 보도한 내용도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최 전 사장과 협동조합 임원들이 어느 정도 친분관계가 있음을 추론해볼 수 있고 일정한 의사교환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해당 보도에 대해서는 "원고의 사회적 평가가 저해되는 피해를 입었다고 봐야 한다"며 반론 보도 청구권을 인정했다.
laecorp@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