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클린 네츠는 신임 감독으로 NBA 정규시즌 MVP를 두 차례 수상한 포인트가드 출신 스티브 내쉬를 영입했다. 연합뉴스 |
[LA=스포츠서울 문상열 전문기자] 브루클린 네츠 감독으로 영입된 스티브 내쉬는 MVP를 2회 수상했다. MVP를 두 차례 수상하고도 NBA 파이널 무대에 서보지 못한 유일한 선수다. 2020-2021시즌 가장 경력이 화려한 인물이 NBA 지휘봉을 잡게 됐다.
아직 플레이오프 시즌이 마무리되지 않아 네자리가 여전히 공석이다. 인다애나 페이서스, 뉴올리언스 펠리칸스, 시카고 불스, 필라델피아 76ers 등이다. 새로 등장할 어떤 감독도 내쉬보다 경력이 화려할 수는 없다. 내쉬가 감독으로 복귀한데는 네츠의 션 마크스 단장(45)과의 연결고리가 크게 작용했다. 2006년에서 2008년 내쉬와 피닉스 선스에서 한솥 밥을 먹었다. 파워포워드와 센터로 활약한 마크스는 최초의 뉴질랜드 출신의 NBA 선수다.
미국 스포츠에서는 레전드나 슈퍼스타 출신이 감독으로 복귀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자칫 감독으로 데뷔해 성적 부진이 나타날 때 그동한 쌓아온 업적이 송두라째 흔들릴 수 있다. 미국에서는 바로 평가를 받지 않는 프런트맨이나 공동 구단주를 선택하게 된다. 전 뉴욕 양키스 레전드 데릭 지터는 메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의 소수 구단주 겸 CEO다.
브루클린은 올해 기대한만큼의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으나 플레이오프는 진출했다. 동부 콘퍼런스 1라운드에서 디펜딩 챔피언 토론토 랩터스에 4경기 만에 졌다. 하지만 2020-2021시즌 전망은 밝다. 슈터 케빈 두란트(32)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두란트는 2018-2019시즌 후 골든스테이트를 떠나 브루클린과 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단 1경기도 출장하지 않았다. 두란트는 NBA 빅3에 포함되는 스몰포워드다. 포인트가드 카이리 어빙도 있다. 어빙(28)도 올 시즌 20경기 밖에 출전하지 않았다. 그러나 평균 득점 27.4점으로 NBA 데뷔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따라서 팀 여건은 좋은 편이다.
NBA 사상 두 차례 이상 MVP를 수상한 뒤 지휘봉을 잡은 경우는 내쉬를 제외하고 4번 있었다. 보스턴 셀틱스 빌 러셀, 인디애나 페이서스 래리 버드, LA 레이커스 매직 존슨, 세인트루이스 혹스(현 애틀랜타 혹스) 봅 페티트 등이다. 러셀은 1960년대 보스턴을 명문 구단으로 일으킨 명센터다. 정규시즌 MVP만 5회 수상했다. 플레잉 매니저를 겸했던 러셀은 통산 341승290패로 가장 오래 감독을 역임했다. 우승도 두 번 일궈냈다. 그 다음이 백인의 우상 래리 버드로 147승67패를 남기고 구단 사장으로 영전했다. 버드는 1998년과 2000년까지 3시즌 동안 감독을 지내며 팀을 NBA 파이널에도 진출시켰다. 선수로도 뛰어났고, 감독으로서도 능력을 인정받았다. 매직 존슨과 봅 페티트는 잠깐 지뷔봉을 잡았다. 존슨은 5승11패, 페티트는 4승2패다
내쉬는 1996년 NBA 드래프트 전체 15번으로 피닉스 선스에 지명됐다. 예상을 깬 지명이었다. 내쉬가 나온 산타 클라라는 농구 명문과는 거리가 있다. 피닉스는 작은 대학의 포인트가드를 지명해 대성공을 거뒀다. 네츠가 감독으로 영입한 내쉬와 함께 영광의 시대를 열 수 있을지 흥미롭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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