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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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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서도 `소년 가장` 된 류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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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류현진이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수비는 실수를 연발하고 출루한 주자가 잇따라 주루사하는 상황에서도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팀의 연패 분위기를 끊어냈다. 팀 감독은 물론 현지 팬조차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수준 낮은 플레이를 비판하면서도 류현진은 '소년 가장'으로 추켜세웠다.

류현진은 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말린스 파크에서 열린 2020 MLB 마이애미 말린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실점(5피안타 볼넷 2개) 8탈삼진을 기록했다. 토론토 불펜은 3이닝 동안 1점 차 리드를 지켜내며 오랜만에 류현진에게 시즌 3승째를 안겼다.

'고독한' 승리였다. 지난 등판과 마찬가지로 불안한 수비가 이어졌다. 2회 말 첫 타자에게 행운의 안타를 맞은 류현진은 다음 타자에게 병살 코스 땅볼을 유도했지만 2루수 조나탄 비야르의 송구 실책으로 순식간에 무사 1·2루 위기가 닥쳤다. 평범한 3루 땅볼을 유도했으나 3루수 송구 실책으로 2점(1자책)을 내준 지난 등판에서의 '억울함'이 한 경기 만에 재연되기 직전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오롯이 자신의 투구만으로 동료들의 실책을 지워버렸다. 다음 타자를 2루 땅볼로 처리한 뒤 남은 두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결정구로 쓰인 느리지만 낙차 큰 커브는 이날 경기 내내 마이애미 타자들을 현혹시켰다.

수비 실책이 마운드에 선 투수에게 주는 악영향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투수 입장에선 평범한 내야 땅볼을 유도하기가 꺼려지고 아웃카운트가 줄어들지 않아 투구 수가 많아진다. 특히 체력 안배가 생명인 선발투수는 경기 초반 주자가 누상에 나가면 일찍부터 전력투구를 펼쳐야 한다.

이처럼 열악한 상황에서도 최근 류현진의 기세는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2위까지 올랐던 지난 시즌을 능가한다. 최근 6경기 34이닝 동안 5자책, 등판한 모든 경기에서 1자책점 이하로 막았으며 류현진이 마운드에 오른 토론토는 5승을 챙겼다. 6경기에서 내준 홈런은 단 1개에 불과하다.

토론토는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할 에이스가 걸레와 양동이를 양손에 들고 동료들이 만들어놓은 난장판을 청소했다"고 평가했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 덕분에 이긴 경기"라며 "잡을 수 있는 타구를 수비가 안타로 만들고 주루에서 실수들이 나왔지만 우리 팀 에이스는 여전히 자신의 공을 던졌다"고 극찬했다.

류현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항상 선취점을 주지 않으려고 준비하면서 투구한다"며 "주자 상황에 따라 투구가 달라지겠지만 실책이 나온다고 해서 타자에 대한 접근법이 달라지는 건 아니다"고 밝혔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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