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내년)+3만(2022년)… 사전청약만 6만 가구 ‘큰 장’ 서
부양가족 가점없는 공공분양, 무자녀 가구에도 ‘기회의 문’
서울 인접성에 낮은 분양가… 언택트 환경도 젊은 층에 어필
하남교산 송파생활권·고양창릉 랜드마크급 복합환승센터 ‘눈길’
‘거주자에 30% 우선공급’ 노린 전입자 늘어 청약열기 점차 고조
3기 신도시는 30년 전 강남 집값을 잡았던 분당 처럼 서울 수요 분산을 겨냥해 정부가 고심 끝에 내놓은 승부수다. 2기 신도시의 판교·위례 처럼 자족성(테크노밸리와 기업벨트)과 서울 인접성(서울 경계에서 1~3.5㎞)을 갖추고 자율주행도로와 친환경 생태녹지 등 4차산업 혁명과 언택트(비대면) 시대에 부응하는 첨단성과 쾌적성을 더해 미래형 주거타운을 조성한다는 게 정부 목표다. 박선호 국토교통부 차관은 이와관련 “서울 과밀화 보다는 핵심 도시 주변을 개발하면서 메트로폴리탄(광역도시)으로 가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30대의 ‘영끌’(영혼 끌어모아) 주택 매입과 ‘패닉 바잉’(공포적 매수)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3기 신도시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가점제인 현 청약제도 아래서 서울에서 분양에 당첨되려면 60점 이상(만점 84점) 높은 점수가 필요한데, 30대에겐 ‘그림의 떡’이다. 반면 공공분양인 3기 신도시 주택공급에는 부양가족 가점제가 적용되지 않아 1~2인 가구나 무자녀 가구에게도 문이 열려 있다.
또 정부가 8·4 공급대책을 통해 당초 9000가구였던 사전청약 물량을 6만가구((내년 3만+2022년 3만)까지 늘리기로 하면서 당첨 가능성도 확 높아졌다. 주변 시세는 물론 민간분양 단지 보다 20% 가량 저렴한 분양가도 큰 장점이다. 생애최초나 신혼부부 등 특별분양 요건이 된다면 더욱 유리하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사전청약 경쟁률이 상당히 높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재의 서울 집값 수준, 강화된 대출규제 등을 고려할 때 무주택 실수요자들에겐 3기 신도시가 내 집 마련의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를 경험하면서 저밀도의 쾌적한 주거 환경을 원하는 젊은 세대의 트렌드도 작용한다. 이재국 금융연구원 겸임교수는 “1기 신도시는 베드타운, 2기는 교통대책이 후행했다는 문제가 있었는데 3기는 자족형 도시에 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기반을 먼저 갖추는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고 말했다.
▶남양주 왕숙 ‘저밀도 언택트 도시’ · 하남 교산 범 송파 생활권역 돋보여
여의도 4배 크기로 3기 신도시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남양주 왕숙 지구에는 ‘공생도시’ 테마가 붙여졌다. 송파와 인접한 하남교산 지구는 ‘더불어 발전하는 공존과 상생의 공생도시’, 인천 계양 지구는 ‘2030 계양, 마음을 연결하는 초시대의 신도시 하이퍼 테라 시티’ 컨셉이 주어졌다.
남양주 왕숙지구 역세권 특화 구역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들 지구의 중심지에는 복합용지(White Zone)가 적용된다. 미래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도록 용도를 고정하지 않고 토지용도, 건축계획 등을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땅이다. 이는 신도시 랜드마크 건물 조성과 앵커기업 유치를 뒷받침하면서 신도시의 상가가 실제 수요보다 많이 공급돼 공실이 대거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복안이기도 하다.
또 도보로 10분 이내에 지하철과 S-간선급행버스(BRT) 등 광역 대중교통 이용이 가능하도록 단지를 배치했다. 광역급행철도(GTX)-B와 S-BRT 정류장 등 교통 핵심거점 등을 특화구역으로 설정하고서 교통과 자족, 주거, 공원 등 휴식공간이 어우러지는 특화설계가 적용된다.
6만6000가구+알파를 공급하는 남양주 왕숙의 경우 친환경문화복합, 사회경제복합, 비즈니스복합 등 3개 중심생활권과 주거지 반경 500m 이내 공원과 학교 등 공공시설이 포함된 9개 근린생활권으로 구성된다. 모든 생활권이 공원과 녹지로 연결된다. 특히 왕숙2지구는 저밀도의 언택트 도시이자 구릉지와 하천을 활용한 자연친화적 생태도시를 표방한다.
GTX-B역, S-BRT 정류장 등을 짓고 이를 퍼스널모빌리티 등과 연결해 지구 내 첨단업단지, 벤처타운 등지의 출퇴근 시간을 최소화한다.
신도시의 관문이 되는 GTX-B·경춘선·S-BRT 통합 플랫폼이 랜드마크로 조성된다.
하남 교산지구 인공 도시고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하철역(송파~하남 도시철도)을 중심으로 3곳이 상업·문화·생활 SOC가 집적된 역세권 복합용지로 계획됐다.
중부고속도로로 인해 단절된 지구 북쪽과 남쪽을 연결하기 위해 해당 지역을 특화구역으로 설정한다.
특화구역 고속도로 상부에는 이를 가로지르는 인공데크 공원이 조성되고, 지하층에는 BRT, 지하도로, 공유주차장 등 첨단 교통물류 기능이 들어간다.
지구 서쪽 계양산에서 동측 굴포천 동서방향을 사선으로 연결하는 녹지축이 만들어지고, 모든 생활권에서 200m 이내에 공원과 녹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단지가 배치된다.
남북의 S-BRT 노선과 동서의 계양산·굴포천을 잇는 녹지축의 교차점을 특화구역으로 설정하고 복합환승센터, 기업·상업용지, 스타트업 캠퍼스 등이 어우러지는 첨단산업 클러스터로 조성한다.
인천 계양지구 조감도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고양 창릉엔 ‘랜드마크급 복합환승센터’· 부천 대장엔 마곡 잇는 ‘기업벨트’
창릉지구는 서울 은평구에서 직선으로 불과 1㎞거리에 위치해 수도권 3기 신도시중 서울과 가장 가까운 지역으로 꼽힌다.
고양 창릉은 ‘포용적 연결도시’를 주제로 공간계획을 담았다. 창릉천을 중심으로 훼손된 녹지와 수변 공간을 회복하고, 대중교통 접근성을 고려해 가로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또 주변 지역과 상생을 고려해 11개 생활권으로 나누기로 했다.
고양 창릉지구 도시특화설계 구역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신설되는 고양선과 S-BRT가 만나는 곳에 복합중심지구를 배치해 창릉 신도시의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복합환승센터를 특화설계 구역으로 지정해 단순 환승공간이 아니라 여가·문화가 가능한 열린 공간으로 제안했다. 세계문화유산인 서오릉 주변은 공연장·공원 등 문화복합시설로 조성하고, 순창천 일대를 역사문화마을로 조성하기로 계획했다.
부천 대장지구는 ‘고립된 들판에서 활기찬 도시로’를 비전으로 주변 지역과 공생, 보행 중심, 용도복합, 미래도시, 친환경 생태, 다양한 경관 등 6가지 개발방향을 담아냈다. 지구 중심을 주거·업무·상업이 결합한 용도복합밴드로 연결했다. 생활권은 크게 자족업무시설이 들어서는 그린플랫폼, 교육·문화 중심 레이크파크, 공원·여가 중심 센트럴파크 등으로 구성했다.
도시관문인 S-BRT 복합환승센터를 입체 보행로와 녹지가 조화된 타워형 랜드마크로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국토부는 S-BRT를 중심으로 광역교통체계를 구축해 인천 계양, 서울 마곡과 연결되는 ‘기업벨트’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부천 대장지구 S-BRT 복합환승센터 랜드마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편 7000가구 규모의 미니신도시인 과천지구는 어느 집이든 100m 정도만 걸어나가면 공원·도서관·문화시설 등을 만날 수 있도록 조성된다. 내년 12월께 신혼희망타운 1200가구부터 입주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부양가족 가점제 없는 공공분양 청약…30대 무자녀 가구에도 ‘기회의 문’
3기 신도시는 전체 3651만㎡(1104만평) 면적에 8·4 대책으로 용적률이 상향돼 2만가구가 추가된 총 19만30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10만4200가구는 LH가 공급하는 공공주택인데, 공공임대 6만1000가구와 공공분양 4만3200가구로 구성된다. 추가공급 2만가구를 반영하면 물량은 더 늘어난다.
정부는 내년과 내후년 각각 3만가구씩 사전청약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사전분양 3만가구의 분양 대상지와 분양 일정은 다음주 확정될 예정이다. 사전청약 첫 시작이 내년 말 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년여 동안 6만가구 청약물량이 쏟아지는 셈이다. 정부가 3기 신도시 사전청약으로 30대의 이른바 ‘패닉바잉’ 열풍을 진정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3기 신도시 공급 물량 중 사전청약을 받는 6만호는 100% 공공분양 물량이다. 공공분양이 중요한 이유는 민간분양 청약과 달리 가점제가 아니라 ‘순위순차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순위순차제는 무주택 기간 3년만 충족하면 저축총액이 많은 순(전용 40㎡ 이하는 납입횟수 많은 순)으로 선정된다. 청약가점제는 총 가점 84점 중 무주택 기간 가점이 32점으로 비중이 큰데, 30세 이후 무주택 기간을 산정(30세 이전 결혼했을 경우 혼인신고일 기준)하기 때문에 젊은 세대에 불리하다. 청약저축은 월 납입금액이 10만원까지 인정되기 때문에 가입기간이 길수록 유리하지만, 20세 이후 가입기간(20세 이전 가입은 2년만 인정)이 전부 인정돼 청약가점제보다는 문턱이 낮다. 가점 84점 가운데 부양가족 수에 35점이 배정되는 가점제에서 맥을 못추는 1인 가구나 무자녀 가구도 청약저축 가입 기간이 길다면 당첨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고양 하남 등 경기, 거주자에 30% 우선공급…해당지역 쿼터제 유념해야
신도시 사전청약 때는 ‘당해’ 개념에 유념해야 한다. ‘당해’는 청약 때 주택을 공급하는 해당 지역(시·군) 거주자에 우선공급하는 청약 용어를 뜻한다. 경기 수원에서 이뤄지는 청약은 수원지역 거주자들로 당첨자를 선정하고, 미달하는 부분에 대해 인근 지역 거주자를 선정하는 식이다. 최근 일반 청약은 ‘당해 100% 우선공급’으로 해당 지역 거주자가 아니면 당첨이 어렵지만, 3기 신도시와 같은 대규모 택지개발지구는 당해 비중이 50%로 제한돼 그 지역에 살지 않아도 당첨 가능성이 있다. 서울과 인천은 당해 50%, 나머지 50%는 수도권 다른 지역 거주자를 선정한다. 경기도는 해당 시·군 거주자 30%, 경기도 20%, 서울·인천 50%로 배정한다.
‘당해’ 쿼터제와 관련해선 당장 내년에 있을 3만호 사전청약 때 ‘당해’ 요건을 채우기 위해 해당 시·군에 미리 전입하겠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들어 주택청약통장 가입자가 약 100만명 늘어 260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올해 증가분 104만명 중 경기가 33만3288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13만2376명, 인천 9만2078명 순이었다. 3기 신도시 7곳 가운데 인천 계양을 뺀 6곳은 전부 경기도 소재지여서 ‘30% 쿼터’가 주어진다.
‘당해 쿼터’를 받을 수 있는 2년 거주요건 기준도 큰 관심사다. 사전청약을 기준으로 하면 2019년부터 거주한 사람들만 청약을 할 수 있고, 2023년~2024년이 될 것으로 보이는 본 청약을 기준으로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사전청약으로 공급되는 공공분양 물량은 각 지구 공공분양 물량의 절반 수준으로, 본 청약 공급 물량이 있기 때문에 ‘이미 늦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mhj@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