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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1조 할인' 파격 제안, 고심 커진 정몽규

머니투데이 유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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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1조 할인' 파격 제안, 고심 커진 정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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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협상 결렬로 기울던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회동 이후 새국면을 맞았다.

이동걸 회장이 최종 담판에서 당초 2조5000억원이었던 인수자금 규모를 1조5000억원 수준으로 낮춰주겠다는 파격 제안을 한 까닭이다.


임기만료 앞둔 이동걸 회장의 파격 제안…정몽규 회장의 선택은?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에 구주 인수와 유상증자 대금을 합한 인수 대금으로 1조5000억원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HDC현산은 지난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30.77%)를 3228억원에 인수하고 2조1772억원의 유상증자 등 총 2조5000억원을 인수대금으로 제시했다. 이를 고려하면 종전 계약조건보다 HDC현산의 자금조달 부담이 1조원 줄어든 것이다.


그동안 업계에선 HDC현산이 2500억원의 계약금을 납입했지만 4월 말 예정된 인수대금 납일을 무기한 연기하면서 사실상 딜이 깨졌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항공업계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인수기업도 동반 부실화하는 '승자의 저주'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동안 HDC현산 측이 "인수의지가 있다"며 금호산업에 '재실사'를 거듭 요구한 것도 계약파기 책임을 금호와 채권단에 돌려 향후 계약금 반환 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이번에 이 회장이 자금조달 부담을 대폭 완화하고, 코로나가 진정돼 항공업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예측되는 2023년경까지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를 지원하겠다는 파격 조건을 제안하면서 공은 다시 정 회장에게 돌아간 상황이다.


HDC현산은 새로운 인수 조건 수용 여부를 놓고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라며 신중한 모습이다.

아시아나항공 본사 로비 전경. /사진=이기범 기자

아시아나항공 본사 로비 전경. /사진=이기범 기자




제안 거부시 계약금 반환 소송도 불리, 인수시 경영난…HDC현산 진퇴양난

업계에선 HDC현산이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산은의 마지막 제안을 거절하면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의 책임을 오롯이 떠안고 향후 계약금 반환 소송에서 불리한 입장이 된다.

반대로 최종 인수를 결정하면 아시아나항공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예상보다 자금 투입이 늘어나면 본사 경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HDC현산이 본업인 주택사업 실적 호조에도 주가가 떨어지는 것도 결국 아시아나항공 인수 리스크가 반영된 것이란 게 투자업계의 시각이다.

산은 최후 통첩으로 정 회장의 고심이 커졌지만 시간은 많지 않다. 무엇보다 이번 딜을 주도한 이동걸 회장 임기가 내달 10일로 만료된다. 연임 가능성이 있지만 일단은 임기 내에 딜을 성사시키려는 의지가 강하다.

이를 고려하면 아시아나항공의 운명은 이르면 다음달 초 결정될 예정이다. HDC현산 측은 이 기간 최대한 장고하면서 해법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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