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고추 도매가 한달새 82.9% 급등
중국산도 가격 올라 외식업체 부담
배추·각종 양념채소류도 고공행진
중소업체 줄줄이 가격인상 나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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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 없는 긴 장마와 집중호우 영향으로 채솟값이 급등한 가운데, 고춧가루 등 양념류 가격까지 뛰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손님은 뚝 끊겼는데 식재료 값은 안 오른 것이 없다보니 외식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다. 고공행진 중인 배춧값에 더해 각종 양념채소와 고춧가루 가격도 오르면서 포장김치 가격도 꿈틀대고 있어 자영업자와 소비자 주머니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고춧가루 1㎏ 소매가격은 2만8299원으로 한달 전보다 8.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장마와 폭우로 인해 고추 작황이 부진했던 데다, 장마 이후에도 탄저병 영향으로 수확량이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작황 부진으로 건고추 비축물량이 부족해 고춧가루 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건고추 도매가격은 30㎏ 당 82만7778원으로, 한달전 45만2600원에 비해 두배 가까이(82.9%) 뛴 것으로 나타났다. 평년과 비교해서도 76.0% 오른 수준이다.
중국산 고춧가루 가격도 올라 외식 자영업자들의 고심은 더욱 커졌다. 선명한 색상을 내는 동시에 단가도 낮추기 위해 중국산 고춧가루를 국산과 섞어 쓰는 곳들이 많기 때문이다. 채솟값이 급등한 데다 고춧가루 등 양념류 가격까지 오르면서 한식 음식점 등의 원가 부담이 특히 높아진 상황이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김모(55)씨는 “고춧가루 가격이 더 오른다고 해서 최근에 20근 정도 샀는데 너무 비싸서 놀랐다”며 “채소 가격도 장보기 겁날 정도로 비싸서 나물반찬 가짓수도 줄이고 그나마 가격이 덜 오른 재료 중심으로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배추와 양념채소류 가격이 치솟은 가운데 고춧가루값까지 뛰면서 김치 가격도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줄줄이 오르고 있다.
고깃집 등 음식점들에 김치를 주로 납품하는 A업체는 10㎏ 당 2만5000원이던 배추김치 가격을 최근 2만9000원까지 인상했다. 아울러 원재료 값이 어느 정도 안정되기 전까지는 기존 거래처만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라도김치 전문 B업체는 홈페이지를 통해 “원부재료 공급 불균형으로 인해 가격을 일시 인상한다”며 “원부재료 가격이 안정화되는 즉시 기존 판매가로 변경할 것”이라고 알렸다.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배추 등을 수급하는 대형 업체들도 일부 영향을 받고 있다. 포장김치 시장 80%를 양분하는 대상, CJ제일제당 등은 소비 물량 자체가 많다보니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한 입장이다. 게다가 지난 5월 이미 가격 인상에 나선 바 있어, 당분간은 원물가 상승 부담을 감내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외 업체들은 현재 가격 인상까지 포함해 자구책 마련에 고심 중인 상황이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당장 가격 인상 계획은 없으나 덤 증정 등 프로모션과 할인율 폭을 조정해 원물가격 상승에 대응할 계획”이라며 “다만 앞으로 수급할 배추도 높은 시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시장상황에 따라 탄력적 공급조절과 가격인상 등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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