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감당 안 돼” 이스타항공, 내달 직원 절반 해고할 듯

법정관리 신청 목표로 재매각 추진
노조 “공정한 구조조정 불가능해”

[경향신문]

제주항공으로의 인수·합병(M&A)이 불발돼 재매각을 추진 중인 이스타항공이 직원의 절반가량을 해고하는 구조조정 명단을 이달 말 확정하기로 하는 등 인력 감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오는 31일 구조조정 명단을 발표하고 다음달 말 정리해고를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리해고 대상은 현재 남은 직원 1300명의 절반 이상인 700명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은 이와 함께 희망퇴직도 실시해 추후 재고용과 체불임금 지급 우선순위를 부여한다는 계획이다. 희망퇴직자에게 보상 등 인센티브 지급이 쉽지 않은 상황을 고려한 방안이다.

앞서 사측은 지난 18일 조종사노조와 근로자대표 등에 회사 재매각 성사를 위해 100% 재고용을 전제로 대대적인 인력감축 추진안을 설명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미지급 임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데다 막대한 임금채무를 감수할 인수대상자를 찾기도 힘들어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18일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율촌, 흥국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다음달 법정관리 신청을 목표로 재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스타항공은 법정관리 중이더라도 신규자금 지원(회생 기업에 대한 대출)을 통해 당장 국내선 운항 재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해 일부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항공기는 5∼7대 규모로 운용하고 나머지 10여대는 리스사에 반납할 예정이다.

사측의 구조조정 계획에 대해 조종사노조 관계자는 “서버 비용을 내지 못해 회사 인사 시스템이 다운된 상황에서 700명이 넘는 정리해고 명단을 어떻게 정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며 “공정한 시스템이 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구조조정 대상자 선정은 과거 진행했던 자료로 진행할 예정이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의 M&A 추진 당시에도 대규모 구조조정을 검토한 바 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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