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법 "반항 못 하는 어린 피해자 심리 악용해 범죄 저질러"
2018년 세종시청에서 피해 사실을 증언하다 눈물을 훔치는 여성 |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10여년 전 자신의 태권도 학원에 다니던 어린 제자를 성폭행하거나 폭행을 일삼은 전 대한태권도협회 이사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받았다.
대전고법 형사1부(이준명 부장판사)는 21일 강모(50)씨의 준강간치상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과 장애인복지시설 취업 제한, 5년간 신상 공개·고지 등도 명령했다.
강씨는 태권도 관장으로 일하던 2002∼2008년 초등학생과 고등학생 등 원생을 상대로 몸무게 측정이나 품새 검사 등을 핑계 삼아 성폭행·추행하거나 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의 범행은 피해를 주장하는 10여명이 성인이 된 뒤인 2018년 세종시에서 '미투' 고발을 하면서 드러났다.
대전 법원종합청사 전경 |
1심을 맡은 대전지법 형사12부(이창경 부장판사)는 "일부 피해자의 경우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태권도학원 차량을 보면 숨을 정도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 강제추행 등 혐의는 판단을 내리지 않은 채 면소(형벌권이 소멸했을 때 내리는 선고) 판결했다. 공소시효(10년)가 완성된 것이 이유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 공소장 변경 등을 이유로 원심을 파기하면서도 형량은 그대로 유지했다.
재판부는 "반항하지 못하는 피해자들의 심리를 악용해 지속해서 추행하는 등 추악한 범행을 저질렀다"며 "면소 판결된 혐의까지 합하면 피해자가 10여명에 달하는 데도 반성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walde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