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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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모두 3% 이상 급락했다. 코스피 2300선, 코스닥 800선이 함께 무너졌다. 지난달 말 수준으로 돌아간 셈이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가 거셌다. 개인 투자자들은 1조4500억원가량을 사들이며 시장을 지지했다.
코스피 지수는 86.32포인트(3.66%) 내린 2274.22로 마감했다. 장 초반 2300선이 무너진 이후 꾸준히 하락 폭을 키웠다. 이달 4일 이후 처음으로 2200대에서 마무리했다.
개인은 지난달 10일 이후 처음으로 1조원 넘게 순매수(1조741억원)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837억원, 8170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지수는 27.60p(3.37%) 내린 791.14로 거래를 마치며 800선이 무너졌다. 지난달 24일(종가 기준)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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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악재에 대폭 하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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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FOMC 의사록 내용에 대한 실망감이 대폭 하락으로 이어졌다. 그동안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 유동성을 바탕으로 움직였던 주식 시장이 움츠러든 모습이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과도한 유동성을 이유로 예상보다 소극적으로 정책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이면서 시장이 투자 심리가 위축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계속되는 미·중 갈등과 국내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도 차익 실현 심리를 자극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가 대폭 하락한 점도 증시 하락의 원인이 됐다. 코스닥 역시 일부 마스크 관련주를 제외하면 모든 업종이 약세였다.
연기금은 지난달 20일 이후 23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총 2조1635억원의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올해 들어 가장 긴 연속 매도 기간이다. 코로나19 악재가 터진 3월 한 달간 3조가 넘게 순매수한 이후 순매도량을 늘려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국내 주식시장이 빠르게 달려온 피로감이 쌓이면서 낙폭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당분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동성이 건재하고 기업실적도 개선되고 있어 추가 하락 여지는 제한적”이라며 “2200 전후 지수대가 이번 조정 흐름의 바닥이 될 것으로 보이며 단기 투매에 동참하기보다 상황을 확인한 이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상황이나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 등을 봤을 때 최근의 고점을 당분간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은 보유 종목을 살피면서 비중을 줄이고 기회를 볼지 그대로 가져갈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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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장에 등장 ‘개미 방어군’…‘또’ 1조원 순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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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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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개미(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1조4500억원가량 순매수하며 구원투수 역할을 자처했다. 증시전문가들은 하락장에서 매수하고 상승장에서 차익실현 하는 ‘스마트 개미’의 연장선상으로 해석했다. 종목별로도 낙폭이 컸던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에 과감하게 투자했다.
이날 개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 (55,400원 상승2400 -4.2%) △KODEX 레버리지 △엔씨소프트 (783,000원 상승58000 -6.9%) △SK하이닉스 (71,800원 상승3200 -4.3%) △현대차 (155,000원 상승9500 -5.8%) 순이었다. 이날 해당 종목들은 최소 4%대에서 최고 7%대까지 하락폭을 키웠다.
올들어 개미들은 하락장 때 주식을 적극 매수하고 있다. 코스피 낙폭이 3%를 넘었을 때 개인의 선택은 어김없이 ‘사자’였다. 낙폭이 4%를 넘었던 지난 3월9일과 6월15일에도 1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그러다 증시가 오르면 차익실현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국내 증시가 장중 최고 2450선까지 올랐던 점을 고려하면 성공적인 전략이었던 셈이다.
개미들의 투자 의지는 전례 없는 증시 대기자금 규모에서도 알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겨둔 고객 예탁금은 51조원을 넘어섰다.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로부터 빌린 금액을 나타내는 신용융자잔고도 16조원을 돌파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스마트 개미’ 전략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매수 규모는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전보다는 거래대금 대비 개인 순매수 금액이 조금 줄어들었다”며 “개인 유동성 공급에 따른 매수세는 계속되고 있지만 지수 부담을 느끼는 개인들이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상 기자 video@mt.co.kr, 구유나 기자 yuna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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