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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추가경정예산 편성

코로나 재유행으로 헝클어진 내수활성화 정책… 결국 4차 추경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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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유행으로 소비쿠폰 무기한 보류
"내수경기 악화 우려…경기반등 동력 실종"

최근 5일간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1000명 가까이 발생하면서 정부의 경제정책이 방향성을 잃고 표류하는 분위기다. 2차 코로나 대유행 조짐으로 정부가 추진했던 내수 소비 활성화 정책이 무용지물이 될 처지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방역단계 상향으로 내수 회복 동력이 물거품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때문에 정부 안팎에서는 경제정책을 방역, 위기 대응 모드로 전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 확진자 급증세가 멈추지 않으면 4차 추가경정예산편성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그동안의 경제정책 방향이 ‘방역 성공을 발판으로 한 경기 반등’에 맞춰졌기 때문에 위기 모드 전환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정부의 섣부른 ‘경제선방론’이 코로나 재유행 대응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조선비즈

2020년 8월 14일 오전 서울 남대문 인근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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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용지물된 소비쿠폰…내수 경기 급강하 우려

경제총괄부처인 기획재정부는 8·15 연휴가 끝난 18일 오전 비공식 내부회의 등을 통해 코로나 확산 여파 등을 점검했다. 코로나 19 확진자가 지난 17일에만 246명 발생하는 등 광복절 연휴 전후 닷새 동안 2차 코로나 대유행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16일부터 서울, 경기지역 코로나 방역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했다.

코로나 확진자가 하루 평균 200명대로 늘어난 최근 상황은 정부의 내수활성화 방안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정부는 전국민재난지원금 지급 효과에 힘입은 지난 5~6월의 내수 소비 회복세를 지속하기 위해 이달부터 1800억원 규모의 소비쿠폰을 뿌리려고 했다. 지난 14일부터 주말 동안 2만원 이상 외식을 6차례 하면 1만원을 할인해주는 외식 쿠폰, 농촌 지역을 여행하면 숙박료를 할인해주는 숙박 쿠폰 등이 대표적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재유행 조짐은 정부의 소비쿠폰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 ‘내수 회복의 흐름을 이어가겠다’면서 대체 공휴일(17일)을 만들고, 세금으로 외식, 여행, 문화상품 할인 쿠폰을 뿌리려고 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강화로 써 보지도 못한 카드가 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5일 "외식 할인 등 외식 활성화 캠페인을 16일 0시를 기해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고, 문화체육관광부도 "배포된 영화·박물관 할인 쿠폰은 철저한 방역하에 쓸 수 있지만, 16일 이후 추가 배포는 잠정 중단한다"고 했다. 외식·공연·숙박·여행 할인 등은 중단 혹은 연기하고 농수산물 할인 혜택만 하기로 한 것이다.

◇코로나 재유행 대비 플랜B 가동하나…정책여력 제약

7월 사상 최장기 장마에 이은 8월 코로나 재유행 조짐은 내수 소비 기반 경기 반등을 기대했던 하반기 경제정책 구상을 헝클어놓고 있다. 정부는 휴가기간인 8월 중 시행되는 소비쿠폰을 통해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불지펴진 내수 소비 회복 흐름을 이어가려고 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단계가 격상되면서 외식, 쇼핑 위축으로 인한 서비스업 등 내수산업의 업황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가뜩이나 정부는 사상 최장기 장마로 각종 내수 지표 개선 흐름이 약해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 6월 전년대비 44%까지 올라간 국산 승용차 판매 증가율은 7월에 11%까지 둔화됐다. 전반적인 소비 회복 강도를 보여주는 국내 신용카드 승인액 증가율도 6월 9.3%에서 7월 4.8%로 반토막났다.

기재부 관계자는 "연휴 사이에 급증한 코로나 확진자로 인해 내수 소비 지표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를 신용카드 승인액 속보치 등을 통해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상황이 파악 되는대로 빠르게 대책을 내놓려고 한다"고 말했다.

기재부 안팎에서는 코로나 재유행에 따른 ‘플랜B’ 가동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기 1차 대유행 당시 꺼냈던 자영업자·소상공인 긴급경영자금 지원, 고용지원금 등의 대책의 재가동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상반기와 달리 이미 코로나 대응을 위해 3차례에 걸쳐 60조원 가량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기 때문에 재정적으로 대응 여력이 제약됐다는 점이 기재부 고위층의 고민이다. 코로나 확산세가 멈추지 않을 경우 대규모 재정집행을 위한 4차 추경 편성 움직임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내세웠던 ‘경제 선방론’이 코로나 재유행 대응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전망치를 -1.2%에서 -0.8%로 상향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 경제 보고서를 근거로 ‘한국이 OECD 회원국 성장률 1위’라고 떠들썩하게 홍보한 바 있다. 한 민간 경제연구원 고위 관계자는 "코로나 2차 대유행이 현실화될 경우 코로나로 인한 경기하락이 추가적으로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OECD 전망은 대폭 수정이 불가피하다"면서 "이는 정부 경제선방론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고민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정원석 기자(lllp@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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