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정부가 서울·경기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격상한 가운데 1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 키오스크(무인기기) 앞에 거리두기 스티커가 부착돼 있다. 2020.08.17. yes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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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경기 반등을 자신해온 정부가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거대한 암초를 만났다. 재정투입 확대가 불가피한데, 그간 코로나·폭우에 대응하느라 나라 곳간은 이미 거의 바닥난 상태다. 경기가 지속 침체하면 정부도 4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요구를 거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1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197명 발생하는 등 코로나가 2차 유행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 경제에 위기감이 고조됐다.
당초 정부는 한국 경제가 1분기(-1.3%), 2분기(-3.3%)의 역성장을 벗어나 3분기에 반등, 올해 성장률 전망 0.1%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정부와 민간의 노력이 더해진다면 3분기부터 경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대규모 확진자 발생,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이런 예상은 차질이 불가피하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이 결정되기 하루 전날인 14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외신기자들과 간담회에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간다면 경제에 영향이 있을 것 같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방역을 강화하고,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면 추가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 그러나 그간 코로나 대응, 경기회복을 위해 지출을 크게 늘려온 탓에 여력은 많이 남아있지 않은 상태다.
방역 등에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예비비는 많지 않다. 올해 예비비는 본예산 3조4000억원과 1~3차 추경으로 편성한 2조5500억원 등 총 5조9500억원인데, 이 가운데 남아있는 것은 2조6000억원이다. 예비비로 수해 복구 비용까지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라 코로나가 계속 확산되면 예비비는 ‘구멍’이 날 상황이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 출입구가 통제되고 있다. 2020.08.17. 20hwan@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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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건전성 전반도 이미 위험하다. 올해 세 차례 추경을 편성(총 59조원)하느라 정부는 적자국채를 총 37조5000억원어치 발행했다. 1차(11조7000억원)·3차(35조1000억원) 추경은 코로나 대응과 경기회복, 2차(12조2000억원) 추경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활용됐다. 정부는 3차 추경을 편성하며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 전망을 111조5000억원으로 올려 잡았는데, 6월에 이미 110조원을 돌파(110조5000억원)하면서 이런 예상마저 웃돌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재정건전성 악화를 이유로 4차 추경 편성을 반대하고 있다. 최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수해 복구를 위한 4차 추경 편성을 주장했지만 정부의 강경한 반대에 부딪혀 결정을 보류한 상태다. 정부는 기정예산(의회에서 이미 확정한 예산)과 예비비, 1조3000억원 규모 국고채무부담행위 만으로 수해 복구에 대응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코로나 재유행으로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 정부도 4차 추경을 무조건 반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래통합당은 18일 시작되는 임시국회에서 4차 추경 편성을 논의하자고 벼르는 상황이다.
4차 추경 편성이 현실화되면 신속한 국회 통과와 집행이 과제로 남는다. 3차 추경 때도 여야는 편성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처리에 한 달을 끌었다. 4차 추경은 이달 국회를 통과한다고 해도 집행할 기간은 4개월 밖에 남지 않는다. 정부는 이미 2021년도 본예산 편성 작업까지 상당 부분 마무리했으며, 다음 달 3일까지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세종=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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