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정진기.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발전 가능성이 많은 선수를 유망주라 부른다. 하지만 잠재력을 오랜 시간 터뜨리지 못하면 ‘유망주’ 앞에 ‘만년’이란 두 글자가 더 붙는다.
‘만년 유망주’의 대명사로 꼽히던 선수는 KIA에서 뛰던 김주형(35)이다. 2004 1차 지명으로 KIA 유니폼을 입은 김주형은 당시 3억원의 계약금을 받고 입단했다. 대형 내야수로 성장할 기대주로 주목받으며 2004년부터 꾸준히 기회를 부여받았다. 상무에서 뛰던 2년을 제외하면 매년 1군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135경기를 뛴 2016년(타율 0.281, 19홈런)을 제외하면 뚜렷한 성적을 낸 해가 없다. 2018년 1군에서 6경기를 뛰며 타율 0.125에 그쳤던 김주형은 결국 지난해 KIA에서 방출됐다.
거포로서의 자질을 지닌 김주형을 원하는 팀들도 적지 않아 트레이드설도 꽤 나왔다. 타팀도 인정하는 내야 유망주였다. 하지만 KIA는 대형 유망주 김주형 카드를 꼭 쥐고 있었다. 15년 동안 김주형을 기다렸지만 김주형은 통산 750경기를 뛰며 타율 0.224, 61홈런, 222타점을 기록한 뒤 KIA 유니폼을 벗었다.
SK 외야수 정진기(28) 역시 모두가 인정하는 유망주다. 화순고 출신으로 2011년 3라운드 전체 23순위로 SK에 지명됐다. 지명순위는 낮아도 힘과 스피드, 수비까지 5툴 플레이어로의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트레이드 논의 때 타팀이 원하는 카드였지만, SK는 강한 1번타자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로 정진기를 지켰다. 그러나 2018년 96경기를 뛰며 기록한 0.244가 정진기의 개인 한시즌 최고 타율이다. 홈런도 2017년 11개가 한시즌 최다 기록이다. 정진기는 올시즌 역시 50경기에서 타율 0.238에 그치며 좀처럼 알을 깨고 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타율 0.311, 9타점, 3도루로 살아나는 듯 했지만 6월 타율 0.143으로 다시 부진에 빠졌다. 설상가상 지난달 24일 대전 한화전에서 오른손 유구골 골절상을 당했다. 재활까지 두 달 정도 걸릴 예정이다.
삼성 정인욱.<스포츠서울DB> |
삼성의 오른손 투수 정인욱(30) 역시 삼성 팬들에 아픈 손가락이다. 2009 2차 3라운드 21순위의 정인욱은 2010년 28경기에 등판해 4승(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5.31을)을 기록했고, 2011년 6승(2패),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하며 삼성 선발마운드에 희망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상무에 다녀온 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7승에 그치고 있다. 150㎞대 빠른 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된 탓도 크다. 정인욱은 올해도 퓨처스리그(2군)에서 3경기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7.88에 그치고 있다. 1군 마운드는 밟지 못하고 있다.
잠재력이 뛰어나야 유망주라 불릴 수 있다. 성공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 하지만 주위의 높은 기대치는 부담으로도 작용할 수도 있다. 성공을 향한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 그렇다. ‘만년 유망주’는 결코 반가운 꼬리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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