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기관 순매도속 올 예탁금 20조 급증
신용잔고 15조 사상최대…하반기 향방 좌우
올해 한국 증시의 주인공은 단연 ‘개미’다. 외국인, 연기금, 금융투자, 은행, 보험 등 모든 투자자가 올해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이 모든 매도량을 받은 ‘유일무이’ 순매수 투자자는 ‘개미’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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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50조원에 육박하는 예탁금을 보유하고 있어 개인투자자의 위용은 하반기에도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빚투’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과열 투자의 부작용도 나오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현재(지난 7일 기준)까지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등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를 제외한 모든 투자자는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총 10억4978만주 팔았고, 기관투자자는 외국인보다 1억주 이상 더 많은 11억6780만주를 순매도했다. 금융투자 3억3316만주, 투신 2억6866만주 등 보험, 은행, 연기금 할 것 없이 모두 앞다퉈 올해 한국 주식을 팔았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는 29억7090만주나 순매수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45조8326억원에 이른다. 올해 2197.67로 출발한 코스피는 최근 2300선을 돌파, 연고점을 경신한 데에 이어 2400선 돌파까지 가시권에 두고 있다. 현재 연초 대비 7%가량 오른 상태다. 올해 위기의 한국증시를 개인이 받치고 수익까지 챙긴 셈이다.
남은 ‘실탄’은 오히려 더 많다. 역대급 유동성의 힘이다. 현재(지난 6일 기준) 고객예탁금은 48조8749억원에 이른다. 올해 초(1월 2일)만 해도 29조8599억원 규모였다. 그 사이 45조원 이상 주식을 순매수했음에도 불구, 예탁금은 오히려 20조원 가까이 더 늘어난 상태다.
워낙 단기간에 투자금이 급등하다보니 일각에선 자칫 ‘투기’화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급증하고 있는 신용잔고, ‘빚투’가 대표적이다. 지난 8일 신용잔고 규모는 14조8147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018년 5월 3일 기록한 13조원을 돌파한 후 등락을 거듭했던 산용잔고는 3월 말 코로나 직후엔 6조원대까지 급감하더니, 반년도 채 되지 않아 15조원 규모까지 수직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률은 2000년까지 거슬러봐도 찾아볼 수 없는 상승률이다. 자칫 증시환경이 악화될 경우 과도한 신용투자가 사회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
올해 하반기엔 추세적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나, 막대한 자금력을 감안하면 하반기 역시 개인투자자의 투심이 한국 증시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최근 미국 기술주 중심으로 미중 갈등이 부각되면서 국내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틱톡와 위챗 제재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 가능성이 투자자에겐 미국 기술주의 불편함이 될 수 있다. 변동성이 확대되면 일부가 대안을 찾아 국내 증시로 유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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