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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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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들은 소총수를 잡지 못했다...PGA 챔피언십 모리카와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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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모리카와.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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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번 홀과 연장전에서 거푸 1m 남짓한 퍼트를 넣지 못해 우승을 놓쳤을 때 콜린 모리카와(23.미국)의 미래는 암울해 보였다. 지난 6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이후 재개된 PGA 투어 찰스 슈압 챌린지에서다. 이런 충격은 지우기 쉽지 않다.

그러나 한 달 후 열린 워크데이 채리티오픈에서 모리카와가 우승해 골프계를 놀라게 했다. 그 것도 투어의 강자인 저스틴 토머스를 상대로 3차 연장전 끝에 우승컵을 가져온 것이라 더 의미가 있었다.

모리카와가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TPC 하딩파크에서 벌어진 시즌 첫 메이저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 6언더파 64타, 합계 13언더파 267타로 더스틴 존슨, 폴 케이시를 두 타 차로 제쳤다. 모리카와는 메이저 대회에 두 번째 출전 만에 우승했다. PGA 챔피언십엔 처음 참가했다.

최종라운드에서 모리카와는 ‘괴물’ 캐머런 챔프와 한 조에서 경기했다. 올 시즌 챔프의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는 321야드(2위)로 모리카와(296야드, 110위)와 25야드 차이가 났다. 그러나 챔프가 일부 홀에서 드라이버를 치지 않기 때문에 통계에 허수가 있다. 실제 차이는 30야드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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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로 출발해 우승을 놓친 더스틴 존슨. 그는 메이저대회에서 선두로 출발한 4경기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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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프뿐 아니라 이번 대회에서 유난히 장타 치는 선수들이 상위권에 우글거렸다. 대회가 열린 하딩파크는 7256야드로 세팅돼, 메이저대회치고는 짧은 편이다.

그러나 해수면에 위치했고, 날씨가 쌀쌀해 공이 멀리 나가지 않았다. 게다가 날씨가 습해 런이 별로 없었다. 거리가 길지 않은 선수들은 어려움을 겪었다.

4라운드 선두로 출발한 존슨을 비롯, 1타 차 2위 챔프와 스코티 셰플러도 소문난 장타자 들이다. 평균 324야드를 치는 '헐크' 브라이슨 디섐보를 비롯,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 농구 선수 출신 거인 장타자 토니 피나우 등이 선두권에 몰렸다.

PGA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공동 7위까지 12명의 이번 시즌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는 307야드였다. 모리카와가 가장 짧은 선수였다.

모리카와로서는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나 차근차근 점수를 줄였다. 거리는 동반자보다 밀렸지만, 정교한 아이언과 쇼트 게임으로 10번 홀까지 3타를 줄여 공동 선두에 올랐다.

위기도 있었다. 14번 홀에서 모리카와는 149야드를 남기고 페어웨이에서 그린을 공략했는데 그린을 터무니없이 놓쳤다. 아이언을 잘 치는 모리카와로서는 황당한 샷이었다. 공동 선두에 예닐곱 명이 몰려있는 터라 한 타를 잃으면 우승경쟁에서 확 떨어질 위기였다.

모리카와는 침착했다. 우승을 놓친 후 곧바로 챔피언에 오른 것처럼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그는 약 20m 칩샷을 홀에 넣어 버디를 기록하면서 오히려 단독 선두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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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트가 안된다는 듯 퍼터를 때리는 포즈를 취하는 브라이슨 디섐보.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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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 4인 16번 홀은 4라운드 294야드로 세팅됐다. 예전 같으면 장타자용 서비스홀이었으나 지금은 아니다. 요즘 장타자는 드라이버를 살살 치거나 우드나 하이브리드를 쳐야 했다.

모리카와에게는 드라이버로 딱 맞는 거리였다. 그의 샷은 그린 앞에 맞고 굴러 핀 2m 옆에 붙었다. 벙커 쪽으로 튈 수도 있었는데 행운도 따랐다. 모리카와는 이 퍼트를 집어넣어 이글을 기록했다.

장타를 치는 대포 중 아무도 모리카와를 잡지 못했다.

김시우는 2타를 줄여 7언더파 공동 12위다. 안병훈은 189야드의 11번 홀에서 홀인원을 했다. 2오버파 공동 59위로 하위권에서 경기를 시작한 안병훈은 홀인원 덕에 6타를 줄였고 4언더파 공동 22위로 경기를 끝냈다.

타이거 우즈는 3타를 줄여 합계 1언더파 공동 37위다. 우즈는 “몸은 괜찮았다. 퍼트가 좀 더 들어갔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호준 골프전문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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