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 인터뷰 / 사진=수원(경기)=이기범 기자 leek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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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가 수도권 과밀화 해소를 위한 '대학도시 건설론'을 꺼내들었다. 학계·전문가들의 입장은 회의적이다. 고령화·저출산으로 인구절벽 시대에 대학도시의 수요를 찾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다.
대학도시는 도시 공동체 인구에서 대학 관계자가 많이 차지하고 대학의 활동이 지역에 사회·경제·문화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도시를 일컫는다.
29일 학계·전문가에 따르면 현재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지역에 대학 건물, 도시 인프라 건설에 들어가는 비용을 감당할만큼 대학도시의 수요를 찾기 어렵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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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간의 제로섬 게임…사회적 비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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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대 한양대 행정학과 명예교수는 "대학도시를 건설한다면 도시 간의 '제로섬 게임'이 되는 셈"이라며 "미국처럼 유학생이 많은 게 아니면 국내 다른 지역에 있던 인구가 빠져나와 대학도시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제로섬 게임은 한쪽의 이득과 다른 쪽의 손실을 더하면 제로(0)가 되는 게임이다.
최 명예교수는 "2015년 기준 우리나라의 도시화율은 세계 평균이 54%를 넘는 92%로 세계 최고 수준으로 국민 거의 대부분이 도시에 살고 있다"며 "인구가 늘지 않고 오히려 급감하는 현실에서 신도시를 만들 경우 다른 도시에서 인구를 충원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물적·인적 자원을 동원하는 사회적 비용이 상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통계청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대학진학 대상인 18세 인구는 2017년 61만명에서 2030년 46만명으로 24% 감소할 전망이다.
최 명예교수는 "우리나라에도 유학생이 오긴 하지만 그정도의 수요로 끌고갈 정도가 되느냐가 문제"라며 "기존에 없던 영역을 담당하는 '특수대학'을 만들 수도 있지만 규모를 도시급으로 키울 정도가 되느냐는 것도 별개 차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기존 대학의 사례를 따져봤을 때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정부 정책 방향과도 궤가 다르다는 지적이다.
김경회 성신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지금 학생 수가 급감해 기존 대학도 문을 닫아야 하는 형편"이라며 "지방분권을 위한다며 정부가 지방거점대학을 육성한다고 추진해왔는데 그것과도 맞지 않는 얘기"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대학도시 건설은 도시 인프라가 잘 갖춰진다는 전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도시에 캠퍼스 외에도 모든 인프라가 갖춰줘 제 기능을 해야 시너지가 나올 것"이라며 "카이스트의 경우도 대전 연구단지와 매칭이 돼서 상호교류가 있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국공립대 통합에 대해서는 프랑스를 예로 들며 "프랑스도 명문대학을 따로 둔다"며 대학의 하향평준화를 우려했다. 프랑스는 평준화된 대학 뿐만 아니라 엘리트를 위한 그랑제꼴도 함께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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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학도시 하나 만들자…'한국1대학' 고민해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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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는 전날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서울대 지방 이전론'과 관련, "우리 사회는 수도권 집중화가 제일 큰 문제고 특히 중요한 대학들이 가지는 역할이 크다"며 "대학도시를 차라리 하나 더 만드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행정수도 이전이 충청도로 이미 결정했다면 대학도시는 또 하나의 방식으로 분산할 수 있는 정책의 주요수단으로 써야 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한국대학교'를 (새로) 만들자는 얘기도 있고, 전국의 모든 국공립대들을 통합해서 (프랑스의) 파리1대학, 2대학 처럼 한국1대학(을 만드는 것도) 장기적으로 고민해 봐야 된다"고 덧붙였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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