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올해 발생한 항공권 취소대금을 아직까지도 카드사들에게 돌려주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에서만 발생한 항공권 취소대금은 1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스타항공 규모가 작다보니 각 카드사에 크게 부담되는 금액은 아니다"라면서도 "돌려받지 못할 경우 결국 카드사에 손실로 작용하는 만큼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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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항공권은 출발 수개월 전에 카드로 결제하는 경우가 많다. 카드사들은 결제가 발생한 즉시 항공권 대금을 먼저 항공사에게 지급하고, 월말 등에 고객이 카드대금을 결제하면 이를 메꿔넣는다. 환불이 발생하면 순서는 거꾸로 간다. 항공사가 카드사에 환불금을 지급하고, 이를 카드사가 고객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사 경영이 악화되자 카드사가 대신 고객에게 환불금을 지급했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특히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어 지급 독촉을 미루고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을 기다려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스타항공 재정 상태가 워낙 좋지 않아 항공권 취소대금을 독촉해도 받아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제주항공과 M&A만 된다면 시간은 좀 걸리더라도 대금을 받아낼 수 있어 기다려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며 "그러나 M&A가 결렬되면서 대응 방침을 새로 세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의 향후 앞날에 따라 카드업계의 항공권 취소대금의 처리 방식도 달라진다. 먼저 이스타항공이 다른 지원책을 찾지 못하고 결국 청산되면 추심이 불가능해진다. 이 경우 이스타항공의 자산을 처분한 뒤 기존 채권자들의 우선순위에 따라 분배되는데, 여기서 우선순위가 밀리게 되면 카드업계는 사실상 회수가 어려워진다.
다만 정부 등의 지원으로 회생 절차를 밟게 된다면 납입 기일 등에 대한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회생의 경우 정상화될 때까지 기한을 주고 취소대금 납입을 기다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이스타항공의 향후 계획에 따라 처리 방식도 달라지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 계획을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스타항공을 제외한 다른 항공사는 최근 미납된 취소대금 없이 원활하게 자금을 지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아시아나항공 등 일부 항공사들은 코로나19가 집중적으로 확산했던 3월 카드업계에 항공권 취소대금 지불을 유예해달라고 요청했는데, 그 금액이 5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었다.
이윤정 기자(fac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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