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HI★초점] 권민아 發 '그룹 내 괴롭힘' 폭로, 아이러브 진실공방에 논점 흐릴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일보

걸그룹 AOA 출신 권민아의 폭로로 공론화 되기 시작했던 '그룹 내 괴롭힘' 문제가 아이러브와 신민아의 진실 공방 속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맞았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신민아 SN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걸그룹 AOA 출신 권민아의 그룹 내 괴롭힘 폭로가 지민의 탈퇴 및 활동 중단으로 마무리 된 지 어느덧 보름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권민아는 지난 3일 SNS를 통해 지난 해 AOA를 탈퇴하기 전까지 10년간 리더 지민으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고, 팀 탈퇴의 이유 역시 지민의 괴롭힘이었다고 폭로했다. 폭로 초반 권민아의 주장을 부인하는 듯한 SNS 게시물을 게재했던 지민은 무려 10차례에 걸쳐 이어진 권민아의 폭로에 다음 날 그를 찾아가 실랑이 끝에 사과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지민이 올린 사과문이 또 다시 문제가 돼 권민아의 분노가 이어졌고, 결국 FNC는 폭로 이틀 만인 지난 5일 지민의 팀 탈퇴와 활동 일체 중단을 공식화했다.

지민의 탈퇴 이후 권민아 역시 해당 사건과 관련한 폭로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사태는 일단락 됐지만, 적나라하게 드러난 그룹 내 괴롭힘의 민낯을 향한 대중의 분노는 거셌다. 팀을 탈퇴한 지민뿐만 아니라, 남은 AOA 멤버들에게도 방관에 대한 책임론이 대두되며 팀의 이미지는 순식간에 추락했다. 반면, 심리적 재정비 후 활동 재개를 약속한 권민아를 향한 응원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권민아의 폭로로 '그룹 내 괴롭힘'이 공론화 되면서, 일각에서는 이 같은 피해가 비단 AOA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가해자들을 향한 대중의 거센 분노 속 제 2, 제 3의 피해자들이 용기를 갖고 잇따라 입을 열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이 가운데 지난 15일 걸그룹 아이러브 출신 신민아가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자신이 과거 그룹 활동을 할 당시 왕따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또 한 번 논란이 불거졌다. 그는 현재 자신이 공황장애 및 우울증 등을 겪고 있으며 괴롭힘 피해로 인해 최근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하려 했다고 호소해 파장을 키웠다.

권민아의 폭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어진 신민아의 '왕따' 폭로에 대중의 분노는 불붙은 듯 옮겨갔다. 많은 이들이 '제 2의 AOA' 사태에 분노했고, 신민아를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아이러브의 소속사 WKS ENE 측이 "민아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허위 사실을 유포함으로써 기존 멤버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반박했지만, 신민아가 재차 SNS를 통한 폭로와 함께 법적 대응을 시사하며 공분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3일 아이러브 측이 상당량의 반박 자료를 공개하면서 신민아 발(發) 폭로의 진실은 다시 미궁 속으로 빠졌다. 소속사 측은 신민아가 주장하고 있는 팀 내 '왕따' 피해는 물론, 막내인 멤버 가현의 문란한 성생활에 대한 주장 역시 모두 '사실 무근'이라며 분노를 표했다. 이와 함께 과거 신민아가 멤버들과 함께 촬영했던 영상들과, 서로 주고받았던 메시지들 역시 공개했다. 가장 수위 높은 폭로를 당한 멤버 가현 역시 같은 날 자신의 SNS를 통해 "왜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지 모르겠지만 이제 그만 해 달라"며 "무슨 근거로 저희가 따돌림을 했다는 건지 이해가 안 간다. 억울하고 이해가 안 된다. 거짓말을 그만 해 달라. 나도 지금 죽을 것 같다"고 호소했다.

현재 신민아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소속사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그는 멤버들과 나눈 메시지는 휴대폰 검사를 하는 멤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정하게 보냈던 것이며, 가현과 나눈 대화 역시 어쩔 수 없이 보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당 게시물에 가현이 재차 억울하다는 입장을 담은 반박 답글을 남기며 신민아와 아이러브 간의 진실게임이 점차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왕따' 피해 폭로에 분노했던 대중들 역시 팽팽하게 맞서는 신민아와 아이러브 측의 주장에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소속사 측이 이번 주 내로 신민아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해 법적 판결로 시시비비를 가리고 결론을 내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이번 사태의 진실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만약 "괴롭힘은 사실무근"이라는 소속사 측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팀 내 괴롭힘 피해를 입은 추가 피해자들이 다시금 용기를 내 이를 공론화시키기는 다소 어려워지지 않을까란 우려가 든다. 이제야 겨우 '그룹 내 괴롭힘'이라는 고질적 문제가 공론화 되고, 피해자들이 용기를 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 시작했다. 악습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보다 건전한 그룹 문화로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확하고 빠른 진실 규명을 통한 사태의 마무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대중 역시 진실이 밝혀지기 전까지 무분별한 마녀사냥을 지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