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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이재명 지사 대법원 판결

반대의견 대법관 5명 "이재명, 강제입원 적극 부인해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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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명은 "이재명 토론회 발언, 진실과 다소 차이있어도 처벌 안돼"

대법원은 ‘친형 강제입원’ 관련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당선무효형이 선고됐던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항소심(원심) 판결을 ‘전부 무죄’ 취지로 파기하고 16일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이미 목이 떨어져 있는지도 모른다”고 했던 이 지사는 이날 대법원 판결로 지사직을 유지하게 됐다.

조선일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법원 상고심 선고가 있는 16일 오전 경기도청으로 출근하고 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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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의 상고심에서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지사는 앞서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는 무죄, 항소심에서는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전원합의체에 참여하는 대법관 13명 중 과거 이 지사의 다른 사건 변호인이었던 김선수 대법관이 이번 사건 재판을 회피하면서 12명의 대법관이 참여했다. 이날 이 지사 사건 결론을 두고 대법관은 7(파기환송)대 5(유죄)로 나뉘었다.

◇’친형 강제입원’ 발언 관련 엇갈린 1·2심
이 지사의 재판은 ‘친형 강제입원’ 관련 허위사실 공표(공직선거법)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다. 이 지사는 2018년 5월 KBS 토론회에서 김영환 당시 바른미래당 후보가 “형님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하셨죠”라고 묻자 “그런 일 없다”고, 그해 6월 MBC 토론회에서도 “김영환 후보가 제가 정신병원에 형님을 입원시키려 했다는 주장을 하고 싶어 하는데 사실이 아니다”고 답했다.

1심은 이를 허위사실공표죄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 지사는 “상대 후보의 질문을 ‘불법적인 정신병원 강제입원을 하려고 한 것은 아닌가’ 라는 질문으로 이해하고 부인했다”고 주장했고, 1심은 이를 받아들였다.

2심은 그러나 “친형 강제 입원 절차 일부가 진행됐음에도 이 지사가 이 절차 개시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표현은 사실과 다르다”고 봤다. 또 이 지사가 형의 강제 입원 절차를 지시했고, 절차 일부가 진행된 사실을 숨긴 발언은 “선거인(유권자)의 공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정도”라고 판단했다. 항소심은 “적극적으로 반대 사실을 말한 것과 마찬가지로 허위사실의 공표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대법, “이재명 토론회 답변은 적극적 공표행위 아냐”
대법원 다수의견은 그러나 이날 이 지사의 사건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판단하면서 “후보자가 일부 허위 표현해도 사후 검증으로 다뤄야 한다”, “표현의 자유를 넓게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 “방송 토론은 표현의 명확성에 한계가 있다”며 “허위사실공표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는 앞선 대법원 판례를 따른 것이다. 대법원 판례는 방송토론회 발언에 대해서는 허위사실공표죄를 좁게 적용하고 있다. 미리 준비한 자료에 따라 발언하는 연설이나 유인물 배포와 달리 방송토론의 ‘즉흥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도 “이 지시가 토론회에서 한, 친형에 대한 정신병원 강제입원 관련 발언은 상대 후보자의 질문이나 의혹 제기에 대해 답변하거나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그 발언은 토론회의 주제나 맥락과 관련 없이 어떤 사실을 적극적이고 일방적으로 널리 드러내어 알리려는 의도에서 한 공표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또 “이 지사는 상대 후보자의 질문 추지나 의도를 ‘직권을 남용해 불법으로 강제입원시키려고 한 사실이 있느냐’로 해석한 다음 그러한 평가를 부인하는 의미로 답변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질문의 의미를 의도적으로 왜곡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대법원 다수의견은 이에 따라 “상대 후보자의 공격적 질문에 대해 소극적으로 회피하거나 방어하는 취지의 답변 또는 일부 부정확하거나 다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는 표현을 넘어서 적극적으로 반대사실을 공표하였다거나 전체 진술을 허위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무죄 취지 파기환송 이유를 밝혔다.

◇대법관 5명 반대의견 “이재명, 강제입원 관련 적극 부인해 허위사실”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론을 두고 박상옥·이기택·안철상·이동원·노태악 대법관은 유죄 취지로 반대의견을 냈다. 반대의견을 낸 대법관 5명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강제입원 관련 발언은 절차를 적극적으로 부인해 허위사실에 해당한다”고 봤다.

특히 “MBC 토론회에서의 발언은 상대 질문에 답변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 토론회 발언에 대해 이 지사가 먼저 발언한 것으로, 즉흥적, 돌발적인 것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분당구보건소장 등에게 친형에 대한 정신병원 강제입원을 지시·독촉했고, 상대 후보자의 질문에 단순히 부인하는 답변만을 한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은 숨기고, 자신에게 유리한 사실만을 덧붙여서 전체적으로 보아 ‘이 지사가 친형의 정신병원 입원 절차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 변호인단 “대법원 판단에 경의”
이 지사의 변호인단은 이날 판결이 끝난 뒤 “대법원의 판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공직선거법상의 허위사실공표에 대하여 헌법 합치적인 해석의 기준을 제시한 의미있는 판결이라고 생각한다”며 “1300만명 경기도민의 선택이 좌초되지 않고, 지사께서 도정에 전념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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