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경 [사진 제공 = KLPGA] |
코로나19를 뚫고 세계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연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KLPGA)가 2주간의 달콤한 방학에 들어갔다. 미국과 일본 여자골프가 코로나19로 문을 열지 못하면서 두 국가 투어에서 뛰던 한국선수들까지 모두 KLPGA 투어 무대에 합류하면서 관중 한명 없이 치러진 대회들이 전부 흥행에 성공했다. 그 흥행의 중심에는 분명 LPGA투어로 진출한 한국 톱랭커들이 있었지만 그들 못지않게 'KLPGA 2년차'들의 맹활약도 돋보였다.
프로 선수들에게는 보통 '2년차 징크스'가 있게 마련이지만 주로 1999년과 2000년생들로 구성된 'KLPGA 투어 2년차'들은 오히려 돌풍의 핵이 되고 있다. 박현경(20)이 상금랭킹 선두(4억 5075만원)에 나선 것을 비롯해 임희정(20)이 상금 4위(3억 2396만원), 이소미(21)도 상금 10위(1억 6670만원)에 들어 상금 '톱10'에만 3명이 이름 올렸다. 상금 14위(1억 2303만원)에 오른 성유진(20)도 지난 해 KLPGA 무대에 뛰어든 '2년차'다.
이들 2년차들의 활약이 흥행의 파도를 몰고 온 것은 분명하지만 아쉬움이 없는 것도 아니다. KLPGA 챔피언십과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에서 2승을 거두며 상금 선두에 나선 박현경은 꾸준하지 못한 성적이 못내 아쉬웠다. 8개 대회에 출전해 10위 이내에 든 것이 우승한 2개 대회 외에는 없다. '한방'은 있었지만 그 외에는 잔 펀치를 날리다 만 셈이다. KLPGA 챔피언십 우승 후 출전한 E1 채리티 오픈에서는 컷탈락하기도 했다.
톱10 확률 순위에서 25%로 14위에 머물러 있다. 우승은 없지만 출전한 7개 대회에서 6번이나 10위 이내에 든 '2019년 대세' 최혜진(21)과도 비교된다.
임희정 [사진 제공 = KLPGA] |
지난 해 3승을 거두고 올해도 두 번 준우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임희정은 '최종일 부진'이 문제다. 우승 근처까지는 잘 가지만 마지막 뒷심 부족으로 그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60대 스코어를 친 확률이 46.4%로 6위에 올랐지만 최종일 60대를 친 적은 한 번도 없다.
상금, 대상 포인트, 평균타수에서 모두 4위에 오르고도 아직 우승이 없는 이유를 뒷심 부족 외에는 찾을 수 없다.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에서도 연장전 마지막 순간에 미스 샷이 나오면서 우승컵을 동갑내기 박현경에게 내줘야 했다.
지난 해 신인상 포인트 4위에 오른 이소미는 우승 없는 게 아쉬울 듯하다. 작년에도 두 번 준우승을 했고, 올해도 두 차례 준우승을 기록했다. 4위 이내에 든 것도 지금까지 모두 7번이나 된다.
물론 2년차 중 누구보다 아쉬움이 짙은 선수는 작년 신인왕 조아연(20)일 것이다. 작년 상금랭킹 5위에 오르는 등 신인 중 누구보다 뛰어난 활약을 보였던 조아연은 올해 지독한 슬럼프에 빠져 있다. 7개 대회에서 네 번이나 컷탈락했고 상금랭킹도 41위에 머물러 있다.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첫 톱10에 오르며 부활하는 듯 하더니 이후 2개 대회에서 연속 컷오프됐다.
작년 넥센 · 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019에서 생애 첫승을 거두며 신인랭킹 5위까지 올랐던 이승연(22)도 지독한 2년차 징크스에 사로 잡혀 있다. 작년 18위를 기록했던 상금랭킹이 올해는 103위로 곤두박질 쳤다.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표정과 미소가 그의 얼굴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2주 간의 짧은 휴식을 갖는 KLPGA 투어는 7월 30일 시작하는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와 8월 14일 개막하는 2020 대유위니아 MBN 여자오픈으로 이어진다.
예정대로 LPGA 투어가 곧 재개되면 해외파들이 대거 빠지겠지만 KLPGA 투어는 흥행의 돌풍이 되고 있는 '2년차'들의 존재로 여전히 뜨거울 전망이다.
[오태식 스포츠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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