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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야구판 ‘장다리와 꺼꾸리’… 홈런과 재치로 팀을 구하다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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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19살, 신장은 31㎝ 차이
한국프로야구의 ‘검객’ 이대호
신인 김지찬의 빛나는 활약상


파이낸셜뉴스

이대호 /사진=뉴스1 김지찬 /사진=fn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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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둘의 조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ESPN은 이들을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신장 200.6㎝)와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165㎝)에 비유했다. 국내 프로야구에도 김용희(전 롯데·190㎝)와 김광수(전 OB·165㎝)가 있었다. '꺼꾸리와 장다리' 김지찬(19·삼성·163㎝), 이대호(38·롯데·194㎝) 얘기다.

나이는 19살, 신장은 31㎝ 차이다. 한 명은 고졸 신인이고, 다른 한 명은 한국과 일본, 메이저리그까지 거친 한국프로야구의 아이콘. 이 둘이 지난달 30일 경기서 삼성과 롯데를 위기에서 구해냈다.

이대호는 확실히 검객이다. 함부로 칼을 뽑지 않지만 한 번 칼집을 벗어나면 어긋나는 법이 없다. 이대호의 칼이 30일 선두 NC를 저격했다. '검객' 이대호의 칼은 두 차례 NC를 찔렀다. 이로 인해 1위 NC는 30일 현재 2위 키움에 두 경기차 근접 추격을 허용했다. 롯데는 다시 5할 승률로 올라섰다.

두 번의 저격 모두 홈런이었다. 경기는 엎치락뒤치락 승부의 향방을 종잡을 수 없었다. 뒤집어 말하면 명승부. 이대호는 창원 원정경기서 3-4로 역전당한 7회 NC 구원투수 배재환의 슬라이더를 두들겨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겼다. 롯데가 다시 6-4로 앞섰다.

끝이 아니었다. NC는 5-8로 뒤진 8회 말 3점을 빼내 8-8 동점을 만들었다. 이대호의 역전 3점포가 빛을 바래면서 연장전 돌입. 11회 초 무사 1루서 이대호는 텅 빈 왼쪽 관중석을 직격하는 결승 아치를 그려냈다. 시즌 9호 홈런. 롯데는 27일 샘슨을 내고도 삼성전에 패해 중위권 경쟁의 동력을 잃었다. 28일 승리로 한숨을 돌렸으나 5할 고지에는 못미쳤다. 더구나 주초 3연전 상대는 선두 NC.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3연전의 마수걸이를 이대호의 5타점 활약으로 승리했다.

김지찬은 30일 SK와의 홈경기에 유격수로 출전했다. 2루수, 3루수 심지어 외야수까지 겹치기 출현하는 김지찬이지만 유격수는 역시 부담된다. 19살 고졸 신인이 감당하기엔 수비에 대한 압박감이 크다. 바로 전 경기서는 선발 3루수로 출전했다가 2루수로 위치를 바꾸었다.

8회 초 SK 공격. 삼성은 6회까지 2-0으로 앞섰으나 7회 초 SK 최준우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한 점차의 박빙 승부로 변했다. 1번 최지훈이 때린 타구는 유격수 땅볼. 바운드가 끝에서 조금 튀어 올랐다.

김지찬이 주춤거리며 잡아 1루에 송구. 장신(185㎝) 1루수 최영진이 점프해서 잡았으나 최지훈의 착지와 거의 동시였다. 원 판정은 아웃. SK는 즉시 비디오 판정을 신청했다. 아웃이 확정됐다. 실책을 범했더라면 무사 1루에 외국인 타자 로맥을 맞이해야 했다.

김지찬의 재치는 8회 말에도 번뜩였다. 삼성은 이원석의 홈런으로 3-1로 달아났다. 두 점차면 여전히 불안하다. 8번 김헌곤이 안타로 출루하자 김지찬은 1루쪽 번트를 시도했다. 아슬아슬하게 아웃. 기록상 그냥 번트였으나 희생의 의미가 다분했다. 1루 주자를 2루로 보냈으니.

김상수의 2루타로 삼성은 한 점을 더 달아났다. 마무리 오승환의 뒷배를 감안하면 3점 차는 사실상 안정권이다. 경기에 이기기 위해선 큰 것 한 방과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플레이가 다 필요하다. 이대호와 김지찬, 이 둘이 내년 도쿄올림픽서 나란히 태극마크를 단 모습을 보고 싶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님, 지켜보고 있죠?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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