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생트집" 또 논란 발언… 與내부서도 "靑, 본질 잘못봐"
김두관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에 "청년들의 바람이 연봉 3500만원 주는 보안검색원인가"라고 썼다. 이어 "생계 걱정 없이 5년, 10년 취업 준비만 해도 되는 서울 명문대 출신들이나 들어갈 '신의 직장'에, '감히 어디서 비정규직들이 공짜로 들어오려 하느냐'는 잘못된 특권의 그림자가 느껴지는 것은 저만 그런 것인가"라고 했다. 앞서 김 의원은 "조금 더 배우고 필기시험 합격해서 정규직이 됐다고 비정규직보다 2배가량 임금을 더 받는 것이 오히려 불공정"이라고 말해 많은 비판을 받았었다.
이날 발언에 대해서도 야당과 취업준비생들은 "3500만원짜리는 나쁜 일자리라는 거냐" "명문대 출신이 밤잠 못 자며 노력해 필기시험 합격한 게 무슨 죄냐"고 반발했다. 격분한 누리꾼들은 영국 유학을 다녀온 김 의원 아들의 신상을 추적하기도 했다. 한 청년은 "물가 비싼 영국에 아들을 기본 5년간 유학 보내놓고 그 아들은 생계 걱정 없이 몇 십만원씩 하는 축구 경기를 보러 다녔다"며 "진정한 특권 취준(취업 준비)은 이런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
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27일과 28일 연달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을 두고 "'로또 취업'이니 불공정이니 하면서 생트집이 계속되고 있다"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봉 차이가 두 배 이상 나는 것이 정당한지는 우리 사회의 숙제"라고 했다. 또 "(보안 검색 직원은) 공사 취준생들이 합격해 일할 분야가 아니고 몫을 빼앗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두관 의원의 내로남불'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김 의원 아들은 과거 영국 유학 생활을 하며 수차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를 직접 관람하고, 고교 졸업부터 취직까지 딱 10년이 걸렸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 아들이 2008년 숭문고를 졸업한 뒤, 2011~2016년 영국 사우샘프턴에서 유학 생활을 하고, 2017년 11월 첫 직장에 취직했다는 주장이었다.
청년들이 찾아낸 김 의원 아들의 소셜미디어에는 "저는 5년을 생각하고 (영국에) 왔다. 어학을 배우는 데 1년, 국제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파운데이션 과정 1년, 그리고 학사 과정 3년 해서 합이 5년"이라고 적혀 있었다. 김 의원 아들은 과거 EPL 경기를 직접 보러 간 사실도 언급했다. EPL 경기는 좌석별로 가격이 다르지만, 10만~20만원대로 알려져 있다. 김 의원 딸이 중국 인민대에서 유학 생활을 한 사실도 알려졌다. 2030세대들은 "이게 금수저" "김 의원의 내로남불 끝은 어디냐"고 분노했다.
누리꾼들은 김 의원이 "조금 더 배웠다고 정규직이 월급 2배가량 더 받는 건 불공정" "생계 걱정 없이 5년, 10년 취업 준비만 해도 되는 서울 명문대 출신들" 등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도 "학력 콤플렉스가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고시 준비생인 한 20대는 김 의원이 경북전문대에서 동아대로 편입한 사실을 언급하며 "공부해서 대학 편입은 왜 한 거냐. 이장 하다가 군수, 장관, 국회의원까지 하려고 한 것 아니냐"며 "서울 대학과 정규직에 대한 열등감과 질투심 때문에 본질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여권은 인천공항 사태와 관련해 정부·여당 입장을 두둔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페이스북에 '인천국제공항 직접고용 전환, 청년 채용 기회 박탈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국토교통부 해명 자료를 올렸다.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 입장을 지지한 것이다. 조 전 장관은 현재 딸이 동양대 표창장, 서울대 법대 인턴 증명서를 허위로 발급받아 대입 등에 활용했다는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3선 이원욱 의원은 김 의원과 청와대를 향해 "이건 공정함의 문제이고, 정부의 노동 정책이 제대로 가고 있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이라고 지적했다. 야당은 "연봉 3500만원짜리 정규직이 나쁜 일자리라는 김두관 의원의 현실 인식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면서 "안 그래도 더운 여름에 청년들 분노 유발 정도껏 하라"고 했다. 미래통합당 하태경 의원은 "아무런 경쟁도 없이 연봉 3500만원짜리 일자리를 독점 부여하는 건 공정이 아니라 특혜"라며 "일자리 절대 부족 사회에선 로또와 다름없는 것"이라고 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에서 "정부와 여당은 을과 을의 싸움, 청년들마저 내 편 네 편으로 갈라놓고 있다"며 "기득권으로 자녀를 승승장구하게 한 '아빠 찬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엄호하면서, 노력한 죄밖에 없는 청년들에게 외치는 '공정'에는 말값이 부여되어 있지 않다"고 했다.
[김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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