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는 메이저리그 노사 관계, 누군가 한 명을 콕집어 비난하기는 어렵지만, 일각에서는 어느 한 명을 지목하고 있다. 야구계 '큰 손'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다.
'USA투데이'는 19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구단 임원과 구단주들이 보라스가 노사 합의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는 노사 수장이 전날 애리조나에서 직접 만났지만, 제안을 주고받는 것 이외에는 결실이 없었다. 구단주측에서는 '합의'라 생각한 것을 선수노조는 '제안'으로 생각하면서 양 측의 소통 부재가 다시 한 번 드러났다.
스캇 보라스가 메이저리그 노사 관계를 망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AFPBBNews = News1 |
이 매체는 일부 구단주들이 노사가 이같이 합의가 엉키게 된 것이 보라스의 작품이라 믿고 있다고 전했다.
이 '악마의 에이전트'에 대한 의심은 여러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랜디 레빈 뉴욕 양키스 사장도 그중 한 명이다. 레빈은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내가 정말 좋아하고 수년간 함께 일해왔던 스캇 보라스가 선수노조쪽 사람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는 말을 점점 더 많이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라스가 작성한 문서에서 우리 구단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봤다. 일례로 그는 양키스가 예스 네트워크(구단 전담 중계방송사)를 100% 보유하고 있다고 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실제로는 26%). 양키스가 경기장 건설 채권 지급 명분으로 지출하는 1억 달러는 계산하지도 않았다"며 그 사례를 제시했다.
신시내티 레즈 투수 트레버 바우어도 보라스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앞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특정 에이전트가 선수노조의 일에 간섭하고 있다는 루머를 아주 '많이' 들었다. 지금은 루머뿐이지만,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한 가지만 말하겠다. 스캇 보라스, 당신 고객들을 위한 일은 원하는 대로 해도 좋지만, 당신 개인의 목표를 선수노조 일에 개입시키지 말라!"는 글을 남겼다.
당사자인 보라스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나는 협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지않다. 말이 안된다. 어떤 말도 들어보지 못했다. 왜 구단주들이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이어 "내 일은 선수 개인을 대표하는 것이고, 그들의 필요에 따라 상담을 해주는 것이다. 나는 선수들이 물어볼 때만 반응한다. 선수가 전화해 정보를 물어보면 나는 답할 것이다. 내 의견은 전달하지 않고 사실만 전달한다. 의견을 주는 것보다 그들이 의견을 내는 것을 돕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향력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다. "나는 연봉이 2500만에서 3500만 달러인 선수 15명을 고객으로 보유하고 있다. 고객들 중에는 선수노조 임원도 있다. 이들은 발언권이 크다. 그들에게 말하게 해달라. 선수들이 노조의 방향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는 많다"고 덧붙였다.
경쟁 에이전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한 에이전트는 USA투데이에 "그는 너무 많은 힘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다른 에이전트는 "그의 강경한 태도를 보면 시즌을 원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는 말을 남겼다.
한 에이전트는 "보라스는 토니 클락(선수노조 사무총장)이나 선수들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과거에는 그의 행동이 선수들에게 이득이 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는 완전히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 행동하고 있다"며 보라스가 잘못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보라스는 실제로 지난 5월말 자신의 고객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여러분없이는 경기가 열릴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하라"며 선수들에게 구단주들에 강경하게 나갈 것을 주문했었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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