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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5세대 이동통신

'反화웨이'에 5G 장비 수주 휩쓰는 에릭슨... 재무상황은 빨간불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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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중 이어 캐나다 3대 통신사와도 계약 싹쓸이
5G 계약건수 93건으로 화웨이(91건) 앞질러 1위
에릭슨 "초기 비용 탓 2분기 손실, 연간으론 성장유지"

글로벌 통신장비 업계 2위인 스웨덴 에릭슨이 단기적인 재무난이 불가피하다고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미국과 그 동맹국을 중심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중국 화웨이 5G(5세대) 통신장비 퇴출의 공백을 메울 장비 공급업체로 에릭슨이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발표여서다. 에릭슨은 중국 시장에서도 외산업체로는 유일하게 중국 3대 통신사 5G 장비입찰에서 10~20%가량의 물량을 수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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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슨이 최근 적극적으로 5G 계약을 수주하고 있다. /에릭슨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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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슨은 지난 8일(현지 시각) 공식성명을 내고 "에릭슨에는 시장 입지를 강화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중요한데, 세계 최대 5G 시장(중국 의미)에서 이것이 가능케 됐다"면서 "중국에서의 에릭슨 5G 사업 수익성은 좋을 것이지만, 당장 올해 2분기(4~6월)에는 초기비용으로 수익이 마이너스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기존 제품 재고에 대한 감가상각 비용까지 반영되며, 이 기간 손실은 1억크로나(약 1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에릭슨 측은 그러나 "단기적으로 회사 전체 이익을 희석시키는 효과가 지속되겠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중국 사업이 매출·영업이익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따라 2020년부터 2022년까지의 당초 매출목표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최근 에릭슨은 미국의 화웨이 장비 배제 요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홍콩 국가보안법 등으로 반중(反中) 정서가 퍼지면서 통신장비 시장에서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에릭슨이 공식 페이지를 통해 밝히고 있는 현재까지의 5G 상용계약 건수는 93건으로 업계 1위 화웨이(91건, 2월 말 기준)는 물론이고, 3위 노키아(70건)를 웃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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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송윤혜




5G 초기 상용화 시장에서 선두로 치고 나간 한국·미국·중국 3개국의 3대 통신사가 모두 에릭슨 5G 장비를 채택할 정도로 기술·안정성 면에서 인정받은 것이 주효했다. 여기에 이른바 ‘파이브아이스(Five Eyes,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5국)’라 불리는 미국 기밀정보 동맹국을 중심으로 화웨이 장비 배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최근 캐나다 통신3사가 모두 화웨이를 채택하지 않았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지난 2월에만 해도 기존에 사용하던 화웨이 장비를 5G망에서도 계속 쓰겠다는 방침을 밝혔던 2위 텔러스는 에릭슨·노키아와 계약하겠다고 계획을 전면 수정했고, 1위 사업자 벨 캐나다도 에릭슨과 계약을 체결했다. 3위 로저스는 일찌감치 에릭슨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당초 민감하지 않은 분야에서는 화웨이 장비를 일부 도입하겠다고 했던 영국은 최근 3년 내 자국 5G 통신망에서 화웨이 장비를 단계적으로 제거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영국 보다폰, 브리티시텔레콤(BT)의 EE 등은 기존 LTE(4세대 이동통신)에서 화웨이 의존도가 65%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에릭슨이 상당량을 가져올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호주는 2018년 8월 화웨이 장비 공급을 공식 금지했고, 뉴질랜드 일부 통신사도 최근 삼성전자와 공급계약을 맺으며 동맹국들과 움직임을 같이하고 있다.

정나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에릭슨은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재부각된 지난 3~4월 중국 3대 통신사들의 장비 공급업체 입찰에 성공한 유일한 비(非)중국기업"이라며 "미·중 갈등으로부터 자유로운 입지를 유지하며 화웨이 제재 수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에릭슨과 함께 통신장비 시장에서 우위를 지켜 온 노키아의 경우 미국업체들의 인수 가능성이 거론되며 에릭슨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립적 입지가 덜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통신장비 업계 관계자는 "5G망 투자는 이제 막 본격화하고 있고, 기존 LTE망과 호환 내지는 교체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결국 통신장비업계의 기존 전통강자들이 시장점유율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델오로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화웨이는 점유율 35.3%를 차지하고 있다. 에릭슨과 노키아는 23.8%, 20.3%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10.4%다.

장우정 기자(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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