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플로이드 사건 여파
해병대 이어 해군도 인종차별 상징 남부연합기 퇴출키로
남부연합기(Confederate battle flag) /AP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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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이 앞으로 모든 군 작전 시설과 공공 장소에서 남부연합기(Confederate battle flag)의 전시를 금지한다. 남부연합기는 미국 내에서 인종차별주의의 상징으로 논란이 돼 왔다. 미 해군의 이번 조치는 최근 미 전역의 시위에 불을 당긴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의 영향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마이클 길데이 미 해군 참모총장은 9일(현지 시각) 성명을 통해 “오늘 기지와 함정, 항공기, 잠수함 등 모든 공공장소와 작업장에서 남부연합기를 금지하는 명령을 만들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길데이 총장은 이어 “이번 조치는 부대의 결속을 보장하고, 질서와 기강을 유지하며, 명예와 용기, 헌신이라는 해군의 핵심 가치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부연합기는 붉은 바탕에 파란 줄로 ‘X’가 쳐 있고, 파란 줄 안에 하얀 별들이 박혀 있는 깃발이다. 이는 미 남북전쟁 당시 노예 소유를 인정한 남부연합 정부의 공식 깃발이다. 미국 내에서 이 깃발은 인종차별주의, 백인우월주의를 나타내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논란의 중심에 서 왔다.
앞서 미 해병대도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 미 해병대는 5일 기지에 배치된 남부연합기 관련 전시물들을 모두 철거할 것이며, 옷과 포스터, 스티커, 머그컵 등을 포함해 모든 곳에서 남부연합기 이미지 사용이 금지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해병대는 성명을 통해 “남부연합기는 너무나 자주 폭력적인 극단주의자들과 인종차별주의 단체들에 의해 사용돼왔다. 그들의 분열적인 신념은 우리 군에서 설 자리가 없다”고 밝혔고, 데이비드 버거 해병대 사령관은 “우리는 또한 분열 자체를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미 육군 또한 7일 남부 군 지도자들의 이름을 따 명명한 일부 군 기지의 이름을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의 일부 도시들은 남부연합군 장군 등 인종차별 관련인물들의 동상을 철거했다.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몬드시는 남부연합군을 이끈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1890년 설치된 리 장군의 기마상은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상징처럼 여겨져 왔다.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시는 필라델피아 경찰청장을 지내며 유색인종들을 잔인하게 대했던 프랭크 리조 전 필라델피아 시장 동상을 3일 철거했다. 리조 전 시장은 “백인에게 투표하라”는 말로도 악명이 높았다.
[이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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