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 뽑힌 기업은행 라자레바 “같은 리그서 뛴다면 좋은 경험”
흥국생명서 다시 뛰는 루시아도 “우리 팀에 온다고? 농담이죠?”
4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여자부 외국인 드래프트에서도 관심은 ‘배구 여제’ 김연경(32)의 국내 복귀 여부였다.
이날 IBK기업은행의 지명을 받은 러시아 국가대표 출신의 안나 라자레바(23)는 화상 연결에서 “김연경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함께 뛴다면) V리그가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다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게 된 루시아 프레스코(29·아르헨티나)는 김연경에 대해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우리 팀에 온다고요? 농담이죠?”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선수들을 영상으로 확인한 뒤 지명하는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연경의 협상 과정에 대한 문의도 쏟아졌다. 김연경은 3일 원소속팀 흥국생명과 만나 “(국내 복귀 여부를) 결정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힌 상황. 김여일 흥국생명 단장은 “최대한 빨리 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래야 팀 운영이 수월하다”고 말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아직은 정해진 게 없다. 다시 해외로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김연경의 복귀로 리그 전력이 불균형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일시적으로 배구 붐이 일어날 수 있지만 결과가 뻔한 경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드래프트에선 기업은행이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어 라자레바를 뽑았다. 기업은행은 지난 시즌 6개 구단 중 5위였지만 구슬 추첨에서 1순위의 행운을 안았다. 라자레바는 대부분의 구단이 지명 1순위로 꼽았던 선수다. 1순위 확률이 가장 높았던 지난 시즌 최하위 도로공사는 3순위로 밀려 켈시 페인(25·미국)을 지명했다. 현대건설이 5순위로 헬레네 루소(29·벨기에)를 지명했고, 외국인 선수 교체를 검토했던 흥국생명은 구슬이 가장 마지막 6순위로 나오면서 지난 시즌 함께했던 루시아를 다시 선택했다.
드래프트에 앞서 KGC인삼공사와 GS칼텍스는 지난 시즌 함께했던 디우프(27·이탈리아), 러츠(26·미국)와의 재계약을 발표했다. 레프트 포지션의 루소를 제외하고 5개 구단 외국인 선수의 주 포지션은 모두 라이트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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