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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랴오닝이 '배구여제' 김연경을 노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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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과 더불어 김연경에 러브콜

최근 국내 복귀 문제가 부각된 ‘배구 여제(女帝)’ 김연경이 중국 랴오닝 구단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5일 알려졌다.

김연경은 터키 엑자시바시와 계약 만료 시점에 맞춰 터키와 중국 리그 소속 구단들과 협상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상황이 급변했다.

올 시즌 터키리그는 시즌을 마치지 못한 채 중단되면서 구단들의 재정상태가 급속히 악화됐다. 당초 계약 협상을 벌이기로 한 구단들의 태도도 소극적으로 바뀌거나 영입 의사를 포기했다. 터키리그 몇 개 구단은 아예 외국인 없이 새 시즌을 맞이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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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김연경이 터키로 출국하면서 국내 취재진과 팬들을 향해 인사하는 모습/연합뉴스


당시 김연경 영입에 나선 구단은 터키뿐만 아니라 중국 리그 소속구단도 포함됐었다. 하지만 2017~2018시즌 중국 상하이 소속으로 활약한 김연경은 중국의 텃세 때문에 보이지 않는 불이익을 당해 선뜻 나서지 않았다.

중국의 시나스포츠 보도처럼 베이징 구단의 영입설이 강하게 제기됐지만 사실 베이징 말고 한 팀이 더 있었다. 베이징보다 김연경 영입에 달아오른 구단은 랴오닝이었다.

김연경에게 랴오닝은 낯설지 않는 팀이다. 2017~2018시즌 상하이 소속으로 팀을 17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을 당시 랴오닝과 리그 막판까지 치열한 우승 경쟁을 했기 때문이다. 당시 마지막 1경기를 남기고 두팀은 우승 문턱에서 만났다. 상하이가 3대0으로 승리하며 우승 확정 당시 김연경은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18득점하며 랴오닝에 눈물을 뿌린 바 있다.

그날 이후 랴오닝은 김연경 영입을 그려왔다는 후문이다. 랴오닝은 랴오닝성(遼寧省) 선양(瀋陽)을 연고지로 자동차 제조사(화신중화)가 운영하기 때문에 재정이 튼튼한 팀이다. 랴오닝은 우승 청부사인 김연경을 영입해 리그 우승과 더불어 구단의 가치를 인정받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와의 협상 테이블을 접은 김연경은 5월 말까지 베이징과 랴오닝 중 최종 선택할 예정이었다. 김연경이 중국을 선택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 이유는 올림픽 때문이다.

중국은 도쿄올림픽 준비를 위해 지난 시즌을 2월에 끝냈다. 중국의 간판스타 주팅도 리우올림픽에 이어 도쿄까지 중국의 올림픽 배구 2연패를 위해 터키리그(바키프방크)를 떠나 중국리그로 복귀할 정도로 의지가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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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김연경이 엑자시바시와 계약 당시 모습. 왼쪽은 엑자시바시 메니저.


중국리그는 새 시즌 역시 도쿄올림픽 준비를 위해 지난 시즌과 똑같이 치를 예정이다. 터키리그보다 일정이 짧고 국내에서 가까운 이동 거리 등 컨디션 조절에 부담이 없어 김연경에게 더할 나위없는 조건이다. 또 보통 시즌보다 20~30% 경기가 줄면서 김연경에겐 체력적인 부담도 덜고 연봉(120만 유로 수준)을 맞춰주니 안성맞춤이었다.

이 와중에 등장한 한국 복귀 카드는 언론 보도처럼 지금은 아니었다. 에이전트사인 IM측이 코로나로 세계 배구 이적 시장이 녹록지 않자 국내 복귀 가능성을 무심코 언급하면서 파장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복귀설이 부각되자 김연경은 3일 흥국생명 측과 서둘러 접촉했지만 구체적인 얘기는 나누지 않았다. ‘국내 복귀’ 보도가 이어지면서 흥국생명과 의도하지 않은 첫 협상이 이뤄진 것이다. 당연히 서로의 생각을 주고 받은 자리였지 여기서 결론이 날리 만무했다. 김연경도 국내 복귀 시 샐러리캡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더구나 흥국생명이 이미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에게 상당 부분을 지출한 상황에서 김연경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몸값을 줄 수 없다는 것을 IM측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연경은 흥국생명 측에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고 했다. 이는 중국리그 진출에 대한 최종 선택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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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이 리우올림픽 당시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1대3으로 패하며 4강 진출에 실패하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연경이 국내 무대에서 복귀하려면 오는 30일 오후 6시까지 선수 등록을 마쳐야 한다. KOVO(한국배구연맹)는 2013년 7월 이사회에서 ‘해외 진출한 김연경을 임의탈퇴 신분으로 규정, 전 소속팀 흥국생명에 보유권이 있다’고 결론내린 바 있다.

김연경은 최근 “중국팀이 후한 조건을 제시했지만 돈보다 내 위치와 컨디션 유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복귀에 대한 현실적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김연경에게 랴오닝은 하나의 선택이 될 수 있다.

[정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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