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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로하스의 좌·우 데칼코마니…장수 외인의 새로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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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수원 전영민 기자] 스프링캠프 때 일이다. 외국인 선수 멜 로하스 주니어(30·KT)는 동료들보다 3시간 먼저 움직였다. 오전 5시부터 김강 타격코치와 함께 훈련을 시작했는데 공을 들인 것은 타격 훈련이었다. 그중에서도 중점을 둔 부분은 데칼코마니. 스위치히터인 로하스는 좌·우 타석에서의 스윙 궤적을 동일하게 만드는 데 신경을 쏟았다. KBO리그 장수 외인의 새로운 도전이었다.

로하스의 방망이가 뜨겁다. 5월 한 달 타율만 0.409(93타수 38안타), 6홈런 20타점 21득점. 득점은 리그 최다, 타율과 홈런은 리그 내에서 세 손가락, 타점 역시 6위다. wRC+(조정득점생산력)도 205.2로 로베르토 라모스(LG), 호세 페르난데스(두산)에 이어 리그 내 3위다. KT의 공격은 모두 로하스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하스는 “내 경력상 시즌 초반부터 이렇게 잘 된 적이 없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좋은 성적을 내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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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변화가 생긴 것일까. 가장 큰 변화는 좌·우 타석의 동일화다. 지난해까지 로하스의 좌·우 타석의 스윙 궤적은 미세하게 달랐다. 왼쪽 타석에 설 때는 밑에서 위로 퍼올리는 쪽에 가까웠고, 오른쪽 타석에서는 결대로 나오는 느낌이었다. 결과적으로 지난 3년간 타율과 홈런 비율도 왼쪽 타석이 높았다. 그런데 장타율은 반대였다. 대체외인으로 합류한 첫 해를 제외하고 직전 2년간은 우타석에 설 때 장타율이 높았다.

김강 코치와 로하스는 이 점에 주목했다. 로하스가 왼쪽 타석에 설 때면 힘이 들어가 테이크백 동작이 커졌다. 배트에 공을 맞추는 능력이 워낙 좋아 버텨왔지만 오른손 타석에 비하면 불필요한 동작이 많았다. 반발계수가 낮아진 공인구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타격 시점을 앞으로, 그러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동작을 삭제해야 했다. 그래서 김강 코치와 로하스는 덜어내기로 결정했다. 간결한 오른손 스윙을 왼쪽에도 접목시키기로 한 것. 김강 코치는 “공인구 변화나 투수들의 구종 변화를 고려하면 로하스가 오른쪽 타석에 들어섰을 때의 타격이 주효할 것이라 봤다. 로하스도 똑같이 생각해서 캠프부터 양쪽 타석에서의 배트 궤적을 동일하게 만드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로하스는 대기 타석에 설 때마다 조금 특이한 빈 스윙을 한다. 상대 투수의 투구 타이밍에 맞게 스윙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면서 배트를 휘두르는 것을 세 차례 반복한다. 그리고 타석에서는 빈스윙과 똑같이 배트를 휘둘러 안타를 만든다. 한 번이라도 더 궤적을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서는 것. 로하스는 “양쪽을 맞추는 것이 좋은 타격감으로 이어지고 타석에서도 변화가 잘 진행되고 있다. 적응만 하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뉴시스, KT 제공

사진설명: 로하스가 좌·우 스윙 궤적 통일로 꽃길을 걷고 있다. 사진은 로하스가 주루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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