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WTI 88% 상승 등에 '고무'
회의 앞당겨 이틀뒤 개최 가능성
러 '단계적 감산 완화' 원해 변수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非)OPEC 10개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현재 수준의 감산을 1~3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한 달간 90% 가까이 오른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블룸버그통신은 5월3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OPEC+가 당초 이달 9~10일로 예정된 회의를 4일로 앞당기는 것을 검토 중이며 회의에서 5~6월 하루 970만배럴씩 감산했던 것을 1~3개월 연장하는 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또 급변하는 석유시장 상황을 감안해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는 선에서 단기적 조치들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현행 감산 수준을 연말까지 연장하는 것을 제안할 예정이지만 러시아가 오는 7월부터 단계적 감산 완화를 원해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OPEC+ 회의가 예정보다 앞당겨 열릴 경우 회원국들이 생산량 조절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OPEC 회원국들은 7월 출하량 계획을 6월 첫주에 결정하기 때문에 회의가 당겨질수록 대응할 시간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OPEC 순회의장국인 알제리의 무함마드 아르캅 에너지장관이 9일부터 이틀간 예정된 OPEC+ 회의를 4일로 앞당기자고 제안했으며 러시아가 반대하지 않아 일정조정 가능성이 큰 상태다.
앞서 OPEC+는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원유 수요가 급락하면서 유가가 폭락하자 5월부터 두 달간 원유 생산량을 하루 970만배럴 감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또 사우디는 100만배럴을 추가로 줄이기로 했으며 OPEC+ 미참여국인 미국과 캐나다·노르웨이도 감산에 동참했다. OPEC+는 또 7~12월에 하루 800만배럴, 내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는 600만배럴을 감산하는 등 단계적으로 감산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
OPEC+ 회원국들이 5월부터 대규모 감산에 돌입한데다 예상보다 원유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5월 한 달간 국제유가는 크게 올랐다. CNBC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5월 한 달간 88% 올라 가장 높은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북해산브렌트유도 한 달간 39.81% 인상돼 1999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다만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해 취했던 봉쇄조치를 완화하면서 재유행 우려가 커지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정부 보조금 덕분에 휘발유가 공짜에 가까웠던 OPEC 회원국 베네수엘라는 극심한 연료난 속에 휘발유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베네수엘라 일간 엘나시오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6월1일부터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값을 ℓ당 5,000볼리바르로 인상하기로 했다. 인상 이후 가격인 5,000볼리바르는 2.5센트(약 30원)가량으로 여전히 세계 최저 수준이다. 하지만 인상 전 가격이나 베네수엘라 최저임금이 월 40만볼리바르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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