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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드라마 ‘설국열차’,1등급과 꼬리 칸 사이 “별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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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김선영의 드담드담

미국 드라마 <설국열차>


한겨레

인터넷 영화 데이터베이스(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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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기의 도래로 모든 것이 얼어붙은 지구, 윌퍼드 인더스트리가 만든 ‘설국열차’는 인류의 마지막 피난처가 된다. 미리 비싼 티켓을 구입한 부유층은 열차로 피신하고 티켓을 얻지 못한 사람들도 살아남기 위해 열차로 몰린다. 열차의 관리자들은 ‘무임승차’한 이들을 꼬리 칸에 몰아넣고 노동을 착취하며 철저히 통제한다. 7년 뒤, 굶주림에 시달리던 꼬리 칸 사람들은 다시 혁명을 꿈꾼다. 하지만 지도자 중 하나인 안드레이 레이턴(다비드 디그스)이 갑자기 앞칸으로 끌려가면서 그들의 계획은 흔들리게 된다. 접객팀의 멜러니 캐빌(제니퍼 코널리) 앞으로 불려간 레이턴은 차내에 심상치 않은 사건이 발생했음을 직감한다.

지난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드라마 <설국열차>는 익히 알려진 대로 봉준호 감독의 2013년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애초 봉준호 감독은 프랑스의 동명 원작 만화를 처음 접한 뒤, 그 세계관에 매료되어 영화로 만들었다. 만화에서 출발해 영화를 거쳐 드라마에 이르기까지, <설국열차>를 관통하는 세계관의 핵심은 크게 두 요소로 정리된다. 하나는 기후재난으로 얼어붙은 지구에서 인류 최후의 생존자들을 싣고 달리는 무한동력의 열차, 두번째는 머리 칸부터 꼬리 칸까지 지금의 양극화 현실을 그대로 축소한 듯한 계급체계다.

한겨레

인터넷 영화 데이터베이스(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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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설국열차>가 계급사회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를 꼬리 칸의 혁명기 중심으로 전개해 나갔다면, 10부작 드라마에서는 그 주제의식을 이어받으면서도 한층 복잡한 역학 구도를 만들어낸다. 2회까지 공개된 드라마에서 꼬리 칸 못지않게 중요한 공간으로 등장한 곳은 3등급 칸이다. 1등급 칸과 꼬리 칸의 중간계급에 해당하는 이곳에서는 보안팀이 “별종들”이라 부르는 다양한 인물이 그들 나름의 생활양식을 만들어 살아간다. 자유분방해 보이지만, 질서를 위반하면 “절차 없이 처벌”받아야 한다는 점에서는 꼬리 칸과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

머리 칸과도, 꼬리 칸과도 뚜렷한 거리를 유지하는 이곳에서 기묘한 연쇄 살인 사건이 벌어지면서, 3등급 칸은 드라마 최고의 문제적 공간으로 떠오른다. ‘설국열차’ 안에서 가장 신비로운 공간인 환락가 나이트카의 관리자이자 윌퍼드의 지배 체제에 대해 ‘불온한’ 발언을 서슴지 않는 오드리(리나 홀), 꼬리 칸에서 3등급 칸으로 이동한 레이턴의 전처이자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의심받는 자라(실라 밴드) 등 흥미로운 캐릭터도 이곳에 주로 포진해 있다.

드라마 <설국열차> 첫 회는 미국 현지에서 먼저 공개되면서 엇갈린 평가를 얻었다. 그럼에도 지금의 팬데믹 상황과 교차하는 메시지에 대한 호평만큼은 비교적 일치한다. 재난으로 인해 양극화가 더욱 심화된 <설국열차>의 세계는, 사회 취약 계층에 더 가혹한 코로나19의 비극적 현실을 연상시킨다. 영화와 달리 시간적 배경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드라마는 그래서 더 동시대적 이야기로 다가온다. 티브이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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