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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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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7월 열린다해도…연봉·기록 관리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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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시즌을 절반이라도 살리기 위해 미국프로야구(MLB)가 몸부림치는 가운데 선수들은 울상이다. 단축 시즌이 올해 연봉 삭감은 물론 개인 기록 손해에 따른 장기적인 몸값 책정에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28일 AP통신에 따르면 MLB 구단들과 선수노조는 7월 개막안과 관련된 연봉 처리 방안을 두고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선수들은 뛰는 경기 수만큼 연봉을 받는 구조에 대해선 동의했지만, 이미 막대한 손실을 입은 구단 측이 고액 연봉자일수록 많이 깎는 연봉 차등 삭감안을 추가로 제기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리그 슈퍼스타들 입장에선 차라리 한 시즌을 포기할 정도로 수지 타산이 맞지 않는다. 선수노조가 이를 수락하면 류현진이 올 시즌 받을 돈은 2000만달러(약 250억원)에서 510만달러(약 63억원)로 급감한다. 연간 3500만달러(약 450억원) 이상을 받는 게릿 콜을 포함해 리그 연봉 최상위 선수 6명은 적어도 각각 350억원 이상 삭감된 연봉을 받아들여야 하는 셈이다. 경기를 원하는 MLB 팬들의 간절한 바람에도 선수노조가 쉽게 연봉 차등 삭감안에 동의할 수 없는 이유다.

선수들이 잃는 건 돈뿐만이 아니다. 어떤 종목보다도 경기 수가 많고 다양한 기록 항목을 가진 야구에서 선수 가치는 모두 숫자로 평가된다. 하지만 MLB 긴 역사에서도 올 시즌만큼 시즌 일정이 절반(162경기→82경기)이나 날아간 사례는 없었다. 선수 단일 시즌 기록은 물론 통산 기록에 미치는 손해가 막대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현역 MLB 선발투수 중 유일하게 10년 연속 10승 이상·8년 연속 200탈삼진 이상을 기록 중인 맥스 셔저는 단축 시즌으로 기록을 이어나갈 확률이 매우 희박하다. 30대가 훌쩍 넘은 나이에도 매 시즌 200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저스틴 벌랜더의 기록도 중단된다.

반대로 경기 수가 적어진 만큼 4할 타자나 0점대 평균자책점 투수가 나올 수 있지만 이 역시도 인정받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 시즌에 162경기를 치르는 MLB에서 80여 경기만 기준으로 봤을 때 타율 4할 안팎을 기록한 선수는 약 30명에 달하며, 가깝게는 2017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호세 알투베가 79경기에서 0.398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1941년(테드 윌리엄스 0.406) 이후 풀시즌 4할 타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선수들로선 좋은 성적을 남겨도 공식 기록으로 남긴 어려울 전망이다.

자연스럽게 시즌이 끝난 후 각종 수상에 대해서도 의문이 남는다. 6개월 이상 장기 레이스에서 '꾸준함' '기복'이 갖는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절반 시즌만으로 MVP·사이영상·실버슬러거 등을 선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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