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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전남 원클럽맨'서 '제주 믿을맨'으로 변신한 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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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제주 유나이티드 김영욱(오른쪽), 사진=제주 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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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내 유니폼이 더러워질수록 팀이 빛난다.”

제주유나이티드의 ‘믿을맨’ 김영욱(29)의 헌신이 위기에 빛을 발했다.

제주는 K리그2 우승 후보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개막 후 3라운드까지 1무 2패의 부진에 빠졌다. 부상 및 퇴장 등 시즌 초반 여러가지 악재가 겹치며 쉽사리 승수를 쌓지 못했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난 27일 가장 까다로운 상대를 만났다. 올 시즌 전승 중인데다 과거 연고지 이전으로 껄끄러운 관계인 부천FC1995와 사상 첫 맞대결을 펼치게 된 것.

제주는 발렌티노스, 아길라르(이상 부상), 이창민(퇴장 징계)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진 반면 부천은 개막 후 3연승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특히 주장 이창민이 빠진 중원 조합은 가장 큰 고민이었다.

남기일 감독의 선택은 김영욱이었다. 전남 ‘원클럽맨‘이었던 김영욱은 올 시즌 제주 유니폼을 입고 프로 데뷔 11년만에 변화와 도전을 선택했다.

1부리그 승격을 위해 ’더블스쿼드‘를 구축한 제주에서 치열한 경쟁은 불가피했다. 지난 9일 서울이랜드와의 개막전에서 후반 18분 강윤성을 대신해 교체 투입됐고, 16일 ’친정팀‘ 전남 드래곤즈와의 원정경기에서는 결장했다.

23일 대전하나시티즌과의 맞대결에서 올시즌 처음 선발 출전한 김영욱은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이날 중원에서 이창민과 손발을 맞춘 김영욱은 ’박스-투-박스 미드필더‘의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공수에 걸쳐 맹활약을 펼쳤다. 비록 팀은 2-3 역전패를 당했지만 이날 경기의 숨은 ’경기 최우수선수(Man of the Match)‘는 김영욱이었다.

부천 원정에서도 김영욱은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김영욱은 4-4-2 포메이션의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부천의 내려 앉은 수비벽을 뒤흔들기 위해서는 공간 돌파가 필수적이었다. 김영욱은 불필요한 패스는 줄이고 기습적인 오버래핑을 통해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몸을 아끼지 않는 강력한 압박 플레이로 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전매특허인 정교한 오른발킥은 막판 승부처에서 빛났다. 전남에서 오른발 전담 키커로 활약한 김영욱은 추가시간 1분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 문전을 향해 절묘한 크로스를 올렸고 주민규가 이를 정확히 머리에 맞혀 헤더 결승골로 연결했다.

남기일 감독은 “이창민의 퇴장 공백으로 부담감이 더욱 컸던 부천 원정이었는데 잘 짜여진 부천을 상대로 찬스를 어느정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며 “공수에 걸쳐 헌신적인 플레이를 펼쳐준 김영욱이 언성히어로였고 특히 오늘 보여준 오른발 크로스는 정말 환상적이었다”고 극찬했다.

김영욱은 “내 유니폼이 더러울수록 팀이 더욱 눈부시게 빛날 수 있다”며 “부천 원정을 앞두고 팀이 2연패를 당해 부담감이 컸지만 감독님이 오히려 더욱 편하게 경기를 준비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것이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변하지 않은 신뢰가 나를 한걸음 더 뛰게 만든 것 같다”며 “앞으로 더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한 뒤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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