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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부상자명단, 선수·감독 모두 부담 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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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20 KBO리그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지난 2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황재균이 3회말 1사1루 1타점 2루타를 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0. 5. 20.수원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KT 황재균은 지난 22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그리고 지난 24일 잠실 LG전에 대타로 나섰다. 단 이틀 만에 다시 그라운드를 밟은 것이다. 한화 이용규 또한 지난 14일 종아리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지만 6일 후인 20일 수원 KT전에서 2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했다.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일이 부상자명단 제도 도입과 함께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경우를 따지지 않았다.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선수가 다시 1군 무대에 오르기 위해선 최소 열흘의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부상자명단에 등재된 선수는 열흘이 지나지 않아도 복귀할 수 있다. 1군 등록일수도 인정된다. 즉 황재균과 이용규가 각각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2일과 6일도 1군에 등록된 것으로 계산한다.

이로써 등록일수가 생명인 선수들은 보다 여유있게 시즌을 소화할 전망이다. 이전까지는 부상으로 등록일수 며칠을 채우지 못해 프리에이전트(FA) 시기가 1년 늦춰지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부상 때문에 FA 자격이 연기되는 경우는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45일 이상 1군 등록시 1년을 소화한 것으로 본다. 기본적으로 고졸 선수의 경우 9년, 대졸 선수의 경우 8년 동안 등록일수를 채워야 FA 자격이 주어진다. 올해부터는 부상자명단 등재일도 등록일수에 포함된다. 선수들은 보다 수월하게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선수를 기용하는 사령탑들도 고민을 덜었다. 지난해까지 감독들은 주축 선수가 작은 부상을 당할 때마다 고민과 마주했다. 회복까지 2, 3일이 걸리는 부상 선수를 엔트리에 넣어둘지 아니면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열흘 후 기용할지 결정을 내려야 했다. 올해부터는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 부상자 명단에 포함시키면 된다. 회복기간이 짧으면 주저하지 않고 부상자 명단에 올린 후 다른 선수를 기용할 수 있다. 자연스레 1·2군 선수단 활용폭이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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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용규와 최승준이 19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그라운드를 응시하고있다. 2020.05.19.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부상자명단 제도 도입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선수협은 이전부터 꾸준히 메이저리그(ML)처럼 KBO리그도 부상자명단 제도를 도입할 것을 요청했다. 야구선수가 업무인 야구를 하다 다친 것을 인정해달라는 취지였다. 결국 KBO는 지난 1월 이사회를 통해 부상자명단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부상자명단은 10일, 15일, 30일 세 가지로 등재일이 구분된다. 황재균과 이용규의 경우처럼 등재일을 채우지 않아도 돌아올 수 있다. 한 선수가 한 시즌 부상자 명단에 오를 수 있는 최대 날짜는 30일이다. 경기 중 혹은 훈련 중 부상을 당한다면 30일까지 등록일수를 보장받는 것이다.

다만 등재일에 따른 횟수제한이 있다. 10일짜리는 3회, 15일짜리는 2회, 30일짜리는 1회다. 황재균처럼 하루 이틀 만에 복귀하면서 10일 부상자명단을 반복해서 사용하는 것은 손해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삼성 구자욱은 지난 10일 10일짜리 부상자명단에 오른 후 5일 만인 지난 15일에 복귀했다. 그리고 지난 26일 내전근 부상으로 다시 10일짜리 부상자명단을 사용했다. 올시즌이 종료되기 전까지 구자욱에게 남은 10일짜리 부상자명단은 단 하나다. 선수와 구단 모두 시즌 중후반에는 신중하게 부상자명단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부상자명단 등록 절차는 다음과 같다. 구단은 선수가 부상으로 경기에 출장하지 못할 경우 부상 발생 일자와 발생 장소, 부상 부위, 부상자 명단 요청 기간과 등재일, 진단서 등을 KBO에 제출하면 된다. 진단서는 KBO에서 인정한 구단 지정병원에서 발급받아 첨부해야 한다. KBO 박근찬 운영팀장은 27일 “개막 후 지금까지 순조롭게 부상자 명단 등재가 이뤄지고 있다. 이로 인해 기회를 받은 2군 선수들도 부쩍 늘었다”며 취지대로 부상자명단 제도가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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