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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인터뷰] 황선홍 감독 "K리그2 지옥 맞아…그래서 내실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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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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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수화기 너머 황선홍 감독에게 축하 인사부터 건넸다. 시즌 초반 순항중이라는 말에 황 감독은 "축하받을 상황이 아니다. 심히 걱정된다"면서 우는 소리부터 전했다.

원래 일희일비하는 스타일은 아니기에 활짝 좋아할 것은 기대하진 않았으나 생각보다 더 낮은 자세로 판을 바라봤다. 지도자 커리어 처음 나서는 K리그2 무대 도전. 예상은 했으나 역시 쉽지 않음을 느끼고 있으며 워낙 변수들이 많기에 내실을 다시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은 27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들었던 대로, K리그2 어렵다.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각 팀마다 젊고 재능 있는 선수들이 꽤 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보다 우리 아니겠는가. 경남FC나 제주유나이티드나 우리는 (기대의 시선이 크다보니)아무래도 더 부담스럽고 선수들도 그런 압박을 느끼는 것 같다. 실전에 돌입하니 연습했을 때와는 또 다르다. 만만치 않다"며 K리그2 무대를 접한 소감부터 전했다.

황선홍 감독과 대전하나시티즌은 올 시즌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지도자와 팀이다. FC서울에서의 실패를 딛고 K리그 현장으로 돌아온 황 감독이 기업구단으로 다시 태어난 대전과 손을 잡았다는 것은 지난 겨울 큰 반향을 일으켰고, 때문에 2부리그임에도 어지간한 1부 클럽 이상의 뉴스들이 나오고 있다.

스포트라이트가 많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나 한편으로는 부담이기도 하다. 자칫 초반 성적이 좋지 않다면 더더욱 무거운 족쇄가 될 수 있었다. 다행히 초반 흐름은 좋다.

수원FC와의 개막 라운드에서 먼저 실점하며 끌려가다 종료 직전 극장골과 함께 2-1 역전승을 거뒀던 대전은 우승후보로 꼽히는 제주와의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는 0-2 상황을 3-2로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다. 그리고 26일 안산과의 홈 경기에서 1-0으로 승리, 3승1무 승점 10점으로 K리그2 1위에 올라 있다.

무승부에 그치거나 패할 수도 있던 경기를 잡아냈으니 또 고무적이다. 하지만 황 감독은 "(그런 것은)나쁘지 않으나 너무 힘들지 않은가. 고비를 잘 넘기고는 있지만 안정이 필요하다"고 냉정하게 짚었다. 뒤집기의 짜릿함보다는 안정된 승리가 더 필요하다는 의미였다.

황선홍 감독은 "시즌을 준비하며 선수들이 많이 바뀌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연습경기를 너무 못했다. 경기를 보면서 선수를 파악하고 조직력을 키우는 것과 훈련만으로 짐작하는 것은 다르다. 선수들의 스타일이나 성향 파악이 어렵다"면서 "경기를 치르면서 조합을 달리하고 전술 변화도 가져가니 선수들도 힘이 들 것이다. 빨리 좋은 옷을 찾아야하지 않겠나"면서 시행착오를 겪는 중이라 했다.

곧바로 그는 "선수들뿐이 아니다. 나부터 리그에 적응하는 중"이라며 웃었다. 황 감독은 "1부는 전쟁터고 여기는 지옥이라는 말이 맞다. 예상이 잘 안되고 변수가 많다. 사실 K리그1은 꼴찌가 전북이나 울산을 잡기 어렵지 않은가. 그런데 여기는 가능하다"면서 "다들 해보자고 달려드니까 내적으로 단단해지지 않으면 잡히게 된다. 많이 느끼고 있다. 또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녹록지 않은 도전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또 승부사의 승부욕이 샘솟고 있기도 하다. 부담도 받아들이고 넘치는 시선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즐기고 있는 황선홍 감독이다.

대전은 오는 30일 창원에서 경남FC와 5라운드를 치른다. 2002 월드컵에 함께 출전했던 후배 설기현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팀이고 당연히 많은 관심이 쏟아질 경기다.

부담이 될 법하지만 황 감독은 "경남의 준비 상황은 동계훈련 때부터 잘 지켜봤다. 치르고 있는 경기들도 잘 살피고 있다. 준비 잘 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우면서 "2부리그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많았던 때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K리그 전체를 봐서는 좋은 일이다. 우리 모두 잘해야 할 것 같다"며 큰 그림까지 살폈다.

끝으로 황선홍 감독은 "그 어떤 팀도 쉽게 잡을 수 있다고 말할 수 없는 판"이라고 K리그2의 어려움을 전한 뒤 "그래도 우리가 잘하면 상대가 누구든 무슨 문제겠는가. 우리 팀을 다져야한다. 결국은 운동장에서 보여줘야 하는 것"이라며 거듭 해답은 '안'에 있음을 강조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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