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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유가가 오르면 금값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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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상승→기대 인플레이션 상승→금리 하락

가치 변동성 크지 않은 현물 金, 반사익 누려

정유시설 가동률 높아져 유가 ‘바닥탈출’ 신호

헤럴드경제

금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최근 국제유가 추이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유가와 금 가격 간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없지만 최근 기대인플레이션을 매개로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가 반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연초 이후 유가가 급락하면서 디플레이션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높았으나 최근 유가 반등과 함께 기대물가 상승률도 지난 3월 후반을 저점으로 반등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가가 상승하면 전반적인 물가가 오르면서 기대물가도 동반상승하기 때문에 기대인플레이션은 전통적으로 유가와 유사한 추이를 보여왔다.

물가 변동을 고려하지 않은 금리는 명목금리이고, 실질금리는 물가변동을 고려한 금리이다. ‘실질금리=명목금리-기대인플레이션’이라는 기본 공식에서, 명목금리의 경직성을 감안하면 유가 상승에 따른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은 실질금리를 하락시킨다. 금리가 떨어지면 현금의 가치가 그만큼 낮아지게 되고, 가치 변동성이 크지 않은 현물인 금 가격이 반사이익을 보게 된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대 인플레이션 개선은 명목금리의 상방경직성으로 인해 실질금리를 하락시켜 금 가격 강세를 지지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후퇴하고 있지만, 이것이 곧 금 가격 하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금은 안전자산이면서도 여타 원자재 섹터들과 동일한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의 특성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향후 유가 흐름은 어떨까. ‘바닥 탈출(Bottoming-Out)’ 신호는 이미 감지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봉쇄 조치를 단행했던 주요 소비국들이 일부 경제활동을 재개한 가운데 최대 석유 소비국인 미국의 휘발유 재고가 5주만에 감소 전환했다. 최근까지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낸 미국 정유시설 가동률도 3월 중순 이후 처음 상승 전환해 추세를 연장했다. 원유 재고 증가세는 지속됐으나 예상을 하회해 유가 상승을 지지했다

미국 주도의 휘발유 재고 감소와 정유시설 가동률 상승 지속 시 석유시장을 둘러싼 코로나19 공포도 점차 완화될 전망이다. 5월부터는 석유시장 계절성도 드라이빙 시즌(6~8월, 연중 최대 성수기)을 앞둔 정유시설 가동률 상승 구간이다.

황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세 정점을 통과한 지역들의 경제활동 재개로 인한 연료유 수요 개선과 맞물려 연말 배럴당 40달러대(WTI 기준)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다만, OPEC+ 주도의 석유시장 안정화 노력이 결실을 맺기 전까지는 연초 대비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하고, WTI 등 유가도 V자보다는 완만한 반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부진과 글로벌 원유 저장 탱크가 가득 차는 ‘탱크탑’ 우려는 존재하지만, 산유국 감산과 경제활동 재개로 인한 수요회복으로 점차 수급균형을 이뤄갈 것”이라며 “6월부터 750만 배럴로 감산 발표한 사우디 재정수지 균형 유가가 80달러 수준인 점도 유가 회복세 지지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장 연구원은 “유가반등에 따른 견조한 기대물가 상승률 흐름은 전통적으로 금 가격과 역관계를 보이는 실질금리 대용치인 물가연동채권(TIPS) 금리 하락세에 기인하고 있다”며 “유가회복은 금 가격 호조세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TIPS는 투자 원금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뒤 그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이다. 기대인플레이션이 커지면 TIPS 금리가 하락하고, TIPS와 역의 관계에 있는 금 가격은 통상 상승 흐름을 보인다. 이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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